30년 전만 해도 헌재라는 이름 낯설었는데…헌재 창립 30주년
30년 전만 해도 헌재라는 이름 낯설었는데…헌재 창립 30주년
  • 기사출고 2018.09.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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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탄핵 거치며 탄핵절차 완성"

헌법재판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과 입법 · 사법 · 행정부와 헌법기관, 학계 인사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월 31일 헌재 청사 중앙홀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헌법재판소를 태동시킨 힘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민주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국민이 만들어낸 헌법적 장치입니다"라고 서른 살이 된 헌재를 축하하고, 헌법과 국민, 민주주의와 촛불혁명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 "헌법은 국민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헌법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해서는 더 철저하고, 국가기관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더 단호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8월 31일 문재인 대통령 등 각계 인사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헌법재판소 청사 중앙홀에서 헌재 창립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문 대통령과 이진성 헌재소장이 순 한글판 헌법책자를 들고 재판관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8월 31일 문재인 대통령 등 각계 인사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헌법재판소 청사 중앙홀에서 헌재 창립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문 대통령과 이진성 헌재소장이 순 한글판 헌법책자를 들고 재판관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주요 인사들과 환담을 갖고, "30년 전 헌법재판소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헌법재판소라는 이름이 낯설었는데 이제는 최고재판소와 별개로 가는 게 세계적으로도 큰 흐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헌재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방금 대심판정을 거쳐 왔는데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대리인들 간사 역할을 하며 대심판정에 자주 왔다"고 말하자 한 참석자가 "그때 재판장이 이분"이라며 윤영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을 가리켜 참석자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당시 포토라인에 여러 번 서봤는데 참 곤혹스러웠다. 하물며 대리인 간사도 그런데 당사자면 얼마나 곤혹스럽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또 "당시에는 탄핵재판이란 게 초유의 일이고 심리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서 민사법을 적용해야 할지 형사법을 적용해야 할지 어려웠다. 우리도 공부하고 헌재도 공부하면서 재판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진성 헌재소장이 "2016년 탄핵을 거치면서 탄핵절차가 완성이 됐다"고 말했다.

이진성 헌재소장은 기념사에서 "헌재가 수도이전, 호주제, 위안부 피해자, 정당해산, 대통령 탄핵, 간통죄, 양심적 병역거부 등 우리 사회의 논쟁적인 사안들을, 헌법재판을 통해 해결하였다"고 소개하고, "헌재가 추구하는 정의는, 인간 존엄과 사랑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헌재의 결정은 결론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고, 결론에 이르는 과정인 이유 역시, 결정의 중요한 일부를 구성하고,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며 "이러한 정당성을 바탕으로 재판다운 재판을 할 때, 우리 재판소의 결정은 비로소, 민주주의라는 그림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국내 대표의 장정가(책의 겉장, 면지, 도안, 싸개 등을 꾸미는 전문가)가 제작한 '순 한글판 헌법책자'에 대한 서명식도 있었다. 이진성 헌재소장이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헌법정신 구현을 다짐하며 헌법책자에 서명했다. 순 한글판 헌법책자는 영구보관 된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