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DNA 증거제출 사형수에 재심기회 부여
美대법, DNA 증거제출 사형수에 재심기회 부여
  • 기사출고 2006.06.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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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증거' 재심 허용 처음
(워싱턴=연합뉴스)20년 전 강간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재판을 받아 유죄 평결과 함께 사형이 선고된 미국의 사형수가 자신의 유죄 평결을 번복할지도 모를 DNA 증거를 연방 대법원에 제출, 대법원이 이를 인정함으로써 하급심에서 재심 기회를 갖게 됐다.

미 연방대법원은 12일 강간 살인죄가 확정돼 사형수로 복역중이던 폴 그레고리 하우스가 새 DNA 증거를 제출, 재심 청구 이의 신청을 낸 것을 5대3으로 용인했으며, 이에 따라 하급심도 이를 받아들이게 되면 재심을 통해 유 ㆍ 무죄 다툼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유죄가 확정된 기결수에 대해 대법원이 '추가 증거'를 받아들여 재심 기회를 갖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DNA 분석 기술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우스는 앞서 연방 지방법원에 재심을 위한 이의신청을 냈었으나 당시 이 법원은 하우스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무죄인데도 유죄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적극적인 무죄 주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었다.

'무죄 프로젝트' 대표인 피터 노이펠드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DNA 테스트를 추가 증거로 제시한 유사한 사건들에 돌파구를 열어준 것"이라고 환영하면서 지금까지 유죄 확정 후 DNA 분석에 따라 유죄 평결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 사례가 180건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다수 의견을 낸 앤소니 케네디 판사는 "하우스는 자신의 무죄에 대한 절대적인 확실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새 증거에 입각, 합리적인 배심원이라면 합당한 의심을 넘어 그가 유죄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서 소수의견을 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문제는 배심원들이 새 증거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하우스가 당시 재판에서 편견의 영향을 받았냐는 것이 아니라 과연 모든 증거들이 그가 실제로 무죄임을 입증하는 것이냐에 있다"면서 "모든 증거들과 하우스가 새로 낸 증거가 믿을만 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지방법원의 판단들로 볼 때, 합리적인 배심이 그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개연성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노황 기자[nhpark@yna.co.kr] 2006/06/13 08: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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