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후기 대법원 얼마나 달라지나
참여정부 후기 대법원 얼마나 달라지나
  • 기사출고 2006.06.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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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법관 2명, '젊은 피' 수혈 주목…직역 다양화엔 한계개혁 성향 인사 대법원 진입 불구 시민단체등선 '아직 미흡'
7일 5명의 대법관 후보 제청이 이뤄짐에 따라 참여정부의 후기 대법원 구성이 가시화됐다.

◇김진원 기자
아직 국회 동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번의 대법관 인사가 마무리되면 대법관 12명중 1명을 제외한 11명이 참여정부 들어 임명된 대법관으로 채워지게 된다.

대법원장도 지난해 가을 최종영 전 대법원장에서 이용훈 대법원장으로 바톤이 이어져 최고법원은 거의 가 새 인물로 새 판이 짜여지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 짜여질 참여정부 후기의 대법원은 무엇보다도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에 있어서 이전 재판부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최초의 여성대법관 탄생에 이어 여성대법관이 2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대법관의 사법시험 기수 측면에 있어서도 종전의 서열순 임명을 벗어나 '젊은 피'의 수혈이 없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력법관 출신의 경우 이번에 제청된 5명의 대법관 후보를 포함해 사법시험 17회까지 인선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으나, 김황식, 박시환 대법관은 이들보다 4기수 아래임에도 지난해 가을 대법관에 임명됐다.

또 두명의 여성대법관 또는 대법관 후보도 각각 사시 20회, 사시 18회로 아직 법조계의 원로 반열에는 들지 않는다.

12명의 대법관 또는 대법관 후보의 평균 연령이 54.6세로, 6년의 임기를 감안하더라도 대법관 정년 65세에 상당한 여유가 있는 것만 보아도 대법원의 구성이 적지않이 젊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출신 직역의 다양화에 있어선 오히려 종전보다 후퇴한 측면이 없지 않다.

12명의 대법관중 재야 출신은 박시환 대법관 1명에 불과하나, 박 대법관은 변호사 경력이 그렇게 길지 않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재야 법조인중 여러 사람이 제청자문위의 적격심사에서 부동의 돼 제청후보로조차 고려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또 관심을 모았던 학계 출신 인사의 대법관 제청이 불발돼 상아탑에 몸담고 있는 법조인들로서는 실무계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실감했을 것 같다.

여성대법관 또는 후보도 모두 경력법관중에서 선발돼 검찰 출신으로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안대희 서울고검장과 박 대법관을 빼면 12명중 10명이 경력법관 출신인 셈이다.

조무제 전 대법관 이후 향토법관 출신이 대법원에 진입하지 못한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람이 있다.

장윤기 법원행정처장이 대법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향판 출신이나, 행정처장은 대법관이 아니며 정무직이다.

출신대학은 대법관 12명중 11명이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학력이 대법관 제청에 큰 변수가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출신고는 경기고가 4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게 됐으나, 출신지역은 대법관 12명이 지역적으로 고루 안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수대 개혁의 이념성향에 대해선 보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내놓은 프로필 자료 등을 보면 이번에 대법관에 제청된 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전수안 광주지법원장 등은 개혁적인 성향의 판결을 적지않게 선고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또 박시환 대법관과 노동법 전문가인 김지형 대법관,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례 변경을 주도한 김용담 대법관 등도 개혁 성향의 대법관으로 분류할 수 있어 대법원의 보수 대 개혁의 스펙트럼은 적지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 일부에선 출신 직역 다양화의 한계와 함께 개혁 성향의 대법관 진입이 아직 미흡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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