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때 당한 성폭력, 성인 되어 손배청구 가능
미성년 때 당한 성폭력, 성인 되어 손배청구 가능
  • 기사출고 2018.06.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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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될 때까지 시효 진행 유예

미성년자가 성폭력 등 성적(性的) 침해를 당한 경우, 성년(만 19세)이 되어 직접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무부가  6월 11일 입법예고한 민법 개정안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 성년이 될 때까지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진행을 유예하여 피해자가 성년이 된 때부터 소멸시효 기간 내에 손해배상청구권을 스스로 행사할 수 있다. 성희롱 ·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중 피해자보호 강화 방안의 하나로, 개정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미성년자의 법적 권리는 보다 강화되고 성폭력 가해자의 법적 책임은 그만큼 가중된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 부모 등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거나 손해가 발생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고, 피해자가 성년이 되기 전에는 법정대리인이 대리하여 소(訴)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법정대리인이 미성년자의 비밀 침해나 그 밖의 불이익 등을 우려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거나 가해자와 관계 등 여러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에 미성년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소멸시효가 완성될 수 있다. 이에 성적 침해를 당한 미성년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그들이 성년이 되었을 때 스스로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하였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

개정안이 시행되면 부모가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은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를 알고 있다면 성년이 된 때부터 3년 이내에, 가해자를 알 수 없다면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 이내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미성년자의 인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하여 8월경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