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를 만들다보면 마감을 앞두고 큰 사건이 터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달도 예외가 아니었다.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뒤이은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북미정상회담 추진 재개 소식도 그렇지만 기자의 관심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 공개가 5월 마지막 주말을 뒤흔들었다. 대통령과 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에 협조하기 위해 국가 ·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사건이나 민감한 정치적 사건에서 예측불허의 돌출 판결이 선고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직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문건의 표현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국민들로부터 "이게 사법부냐"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검찰 수사 의뢰를 포함한 대법원의 후속 대책이 주목되는 가운데 권부와의 거래 의혹이 제기된 재판을 받은 당사자들의 피해구제 주장 등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리걸타임즈는 6월호에서 몇 개의 기획과 인터뷰를 추진했다. 그중 첫째가 법률 IT기업 로톡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법조계에선 변호사업 외에 법률 유관사업이 뿌리를 내리고 발전하기가 힘들다. 변호사업 자체가 매우 부가가치가 높은 법조계의 핵심사업이기도 하지만, 변호사법상의 규제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장벽을 뛰어넘어 성공예감이 드는 회사가 '법률상담 및 변호사선임 플랫폼' 로톡이다. 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졌지만 대부분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로톡은 종전의 그것들과 달리 새로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IT 기술의 발전이 변호사법의 장벽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끊이지 않는 법적 분쟁과 변호사의 급격한 증가가 몰고 온 로톡 서비스에 대한 수요 폭발이 중간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법률서비스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하는 빅뱅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개업변호사만 2만명이 넘는 한국의 법조시장이다. 그렇다면 변호사업 못지않게 관련 법률산업이 다각도로 발전해야 하는 게 당연한 흐름이다. 변호사법이 가로막고 있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기술의 발전, 시장의 팽창은 법과 규제를 넘어 수요 · 공급자를 연결하고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로톡의 성공적인 시도에 빗대어 변호사법의 규제를 풀라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것을 초월한 시장의 변화,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발전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만인의 만인의 변호사에 대한' 상담 및 사건의뢰 플랫폼으로 변호사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로톡의 성공을 기원한다. 법률 유관산업의 발전을 기대한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