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스포츠채널의 인기스포츠 독점중계
유료 스포츠채널의 인기스포츠 독점중계
  • 기사출고 2006.04.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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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환 변호사]
최근 우리나라에서 축구 국가대표의 대 시리아전 경기가 지상파가 아닌 유료케이블TV를 통하여만 중계방송된 사례를 통하여 보듯이, 유료케이블TV에 의한 국민적 인기스포츠경기의 독점중계가 많은 국민들이 관심있는 스포츠경기를 즐기고 잔치에 참여할 기회를 박탈하는 폐해가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최정환 변호사
그리고 스포츠방송권과 같은 저작재산권 및 방송사의 영업활동의 자유도 우리 헌법상 공공복리를 목적으로 제한을 하는 것이 이론상 가능하고, 실제적으로 유럽각국에서 인기스포츠방송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 입법이 이루어져 있는 현실에서 우리나라도 공공복리를 위하여 인기스포츠방송권을 제한하거나 보편적 접근권을 도입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이러한 제한이 가능하다고 해서, 방송의 공공성이나 스포츠의 공공재성이라는 추상적 절대적 이념으로부터 보편적 접근권을 절대적 권리로 인정하려는 논리에는 찬성할 수 없다.

보편적 접근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영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 재산권행사의 자유의 중대한 제한이 되며, 저작권법이 보장하는 저작권의 독점적 행사의 중대한 예외사유가 된다.

따라서 이러한 자유와 권리의 제한은 우리 헌법의 정신에 비추어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정당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이라는 원칙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먼저 미국에서 연방통신위원회 (FCC)가 유료케이블방송에 의한 스포츠프로그램의 siphoning 현상의 영향에 대한 조사를 하였던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스포츠경기 방송의 현실과 문제점에 대한 신중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현재의 방송상황하에서 어떠한 공공복리가 침해되고 있는 지, 그러한 공공복리의 침해정도가 헌법상의 다른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여야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를 조사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공공복리라는 목적과 이에 의하여 제한되는 스포츠경기운영자의 스포츠권과 유료TV방송사업자의 경제적 자유를 비교형량하여 어느 가치가 더 우위에 있는 것인지에 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이러한 목적에서 본다면 조사가 이루어져야할 구체적인 사항은 다음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i) 우리나라의 스포츠방송시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 지,

(ii) 그러한 스포츠방송시장에서 무료지상파TV와 유료케이블 및 위성TV방송사업자들간의 경쟁상황이 어떠한지,

(iii) 그러한 경쟁의 불공정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알권리가 부당히 제한되고 있는 지,

(iv) 어떤 스포츠경기가 사회통합의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국민의 관심사가 되는 것인지

(v) 과연 그러한 프로그램에 대하여 무료지상파방송에 의한 전국민의 접근권을 인정하는 것이 정보의 소외방지 또는 국민의 시청권보호라는 목적하에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

(vi) 케이블TV시청가구가 전체 TV시청가구의 80%를 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무조건적으로 지상파TV에 의한 스포츠 프로그램의 보편적 서비스와 시청자들의 보편적 접근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만일 그러한 정책적 조사연구의 결과 미국의 예와 같이 아직은 무료지상파방송의 영향력이 강하여 유료케이블사업자와의 적정경쟁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그러한 상황하에서 스포츠중계방송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목적이 정당화되지 않는 부당한 것이므로 보편적 접근권의 도입을 유보하여야 할 것이다.

반면, 유럽의 예와 같이 일반 국민들의 인기스포츠에 대한 시청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고, 방송시장에서의 자율적인 경쟁으로 국민들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 어렵다면 보편적 접근권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여야할 것이다.

그 연구조사의 결과 보편적 접근권의 인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경우에도 보편적 접근권이 인정되는 대상의 기준과 범위는 반드시 방송법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져야하며, 공공복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만 보편적 접근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보편적 접근권 입법을 하면서 방송사업자의 스포츠경기방송권을 모두 다른 방송사업자에게 강제로 제공하도록 하거나 또는 유료채널의 스포츠방송 중계권을 모두 부인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

인기스포츠경기의 종류와 국민적 관심 및 사회통합적기능에 따라 보편적 접근권의 대상가운데에서도 무료 지상파 방송사업자에게 우선방송권이 있는 경기, 유료채널이 우선방송권을 갖되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2차 중계권이 인정되는 경기 등으로 구분을 하여 최소한의 제한을 하거나 (영국의 입법례), 무료지상파방송사가 일정한 기간전까지 스포츠경기의 방송권을 확보하지 않는 경우에는 유료케이블방송사가 그 독점방송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호주의 입법례), 구체적이고 타당한 정책이 가능하도록 방송법의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4월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장보고홀 331호실에서 열린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창립기념 심포지엄에서 법무법인 두우의 최정환 변호사가 발표한 논문중 결론 부분입니다. 논문 전문은 리걸타임즈 자료실 참조.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회장(chc@lawd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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