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야 산다'…법률회사들 홍보 기능 강화
'잘 알려야 산다'…법률회사들 홍보 기능 강화
  • 기사출고 2004.06.13 16: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 업체에 아웃소싱 늘고, 내부 홍보팀 조직적으로 개편
법률회사들이 홍보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종의 아웃소싱으로 외부의 전문 홍보회사에 용역을 맡기는 법무법인이 늘고 있으며, 내부 홍보팀의 체제와 활동도 갈수록 조직화 · 전문화되는 추세다.

재야법조계에선 해당 법률회사의 실체와 경쟁력을 의뢰인에게 정확히 알려 법률회사 선택의 투명한 잣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인 변화로 받아 들이는 의견이 많다.

또 이런 활발한 홍보 활동이 사건 수임을 둘러싼 관련 정보의 공개와 공유로 이어져 변호사 업계 전체의 비즈니스 틀을 확립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늘어나는 홍보 아웃소싱=홍보 기능을 가장 먼저 외부 홍보전문회사에 맡긴 곳은 법무법인 태평양이다.

1999년 1월부터 '미디컴'에 홍보를 맡겨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디컴의 기획으로 모 일간지와 태평양이 약 1년간 공동진행한 법에 관한 장기연재물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미디컴은 지난해말 태평양과의 연계약을 끝내고 프로젝트별로 용역을 맡고 있다.

이어 법무법인 충정이 외부 홍보회사에 용역을 맡겼는데, 2002년 11월부터는 세계적인 홍보전문회사인 플레시먼힐러드의 한국자회사인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FHK)'에서 충정의 홍보를 대행하고 있다.

FHK는 특히 미국 본사의 로펌 홍보 노하우를 가져다 충정에 접목시키는 방법으로 로펌 홍보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홍보 아웃소싱은 대형 법률회사들 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법무법인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세창은 지난 3월 '커뮤니케이션 웍스'에 홍보를 맡겨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세창은 해상법과 건설 분야에 특히 경쟁력을 갖춘 전문 로펌으로 유명한데 조직이 커지면서 체계적인 홍보가 필요해 커뮤니케이션 웍스에 의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웍스는 변호사들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내부 직원에 대한 교육 등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귀뜸했다.

한 대형 로펌에서도 외부 홍보회사에 용역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법률회사의 홍보 아웃소싱은 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홍보팀 강화=내부의 자체 홍보팀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주요 로펌의 홍보담당은 대개 해당 로펌에서 이른바 '잘 나가는' 파트너변호사들이 맡고 있으며, 홍보담당 파트너 변호사를 지원하는 어소시엣 변호사들도 여러 명 배치해 놓고 있다.

또 커다란 이슈가 있을 때는 대표변호사 등이 직접 나서는 경우도 없지 않다.

◇임성우 변호사
지난 2001년 7월 합병으로 법무법인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된 법무법인 광장은 특히 합병을 전후해 홍보를 강화하고 나섰다.

강북사무소는 김재훈 변호사가, 강남은 임성우 변호사가 각각 홍보를 관장하고 있는 가운데 김,임 두 변호사를 각각 2명씩의 어소시엣 변호사가 받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의 덕택으로 합병 이후 언론 등 대외관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는 광장은 홍보 파트를 더욱 체계화해 상시적인 보도자료 제공 등 그 기능을 한단계 더 높이는 방향으로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박교선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도 파트너인 박교선, 김범수 변호사의 지휘아래 회사법 · 금융 · 송무로 나눠 3명의 어소시엣 변호사가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03년 3월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의 김재봉 고문이 합류하면서 대외 홍보에 두각을 나나내고 있다.

박교선 변호사는 "큰 로펌이라고 무조건 사건이 오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안주하지 않고, 고객들에게 세종을 열심히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2월 법무법인 화백과 법무법인 우방이 합쳐서 탄생한 법무법인 화우도 합병을 계기로 홍보 활동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박성범 변호사
운영위원회 멤버인 박성범 변호사가 홍보를 관장하고 있으며, 홍보와 관련된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홍보소위원회도 가동되고 있다.

또 박 변호사의 지휘아래 사무국에서 홍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화우는 특히 합병후 외국 클라이언트들을 대상으로 한 대외 홍보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변호사들로 하여금 국제학술대회 등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변호사가 관련된 국제회의의 국내 유치 및 주관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홍보 기능을 보다 조직적 · 전문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 다른 로펌 들에서도 규모를 떠나 점차 홍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 홍보전문회사 관계자는 "로펌도 하나의 기업인 만큼 홍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고도의 서비스펌으로서 명성관리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