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이 법관과 재판당사자들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강조하며, 법관들에게 구술변론 활성화를 간곡히 당부했다.

이에따라 전국 법원에서 이미 추진중인 구술변론 활성화와 공판중심주의 재판의 강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법원장은 4월3일 오전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군법무관 출신 신임법관 임명식에서 "법관의 재판은 법정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판사실에서 기록만을 검토해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며, "법관과 재판당사자들 사이에 원활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법정에서 이루어져야만, 재판을 받는 사람들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실체에 맞는 정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사재판의 법정이 재판당사자가 제출하는 자료를 단순히 모아 챙겨오는 곳이 아니며, 형사재판의 법정이 수사기록에 있는 내용을 단순히 확인하는 곳이 아니다"는 말도 했다.

그는 얼마전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가 일부 언론에 취지와 달리 '여론에 좌우되는 국민재판론'이라거나, '포퓰리즘 재판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보도된 일을 소개하며, "이는 언론과의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인데, 법관과 국민들 사이에도 정확한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법관들은 법정을 살아 숨 쉬는 의사소통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민사재판에서는 구술주의 원칙에 충실하게, 법정에서 당사자들의 구술에 의한 치열한 공방을 통해 법관이 진실을 발견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형사재판에서는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법관이 주재하는 법정에 모든 증거를 현출시켜 놓고, 여기에서 이루어진 증거조사를 토대로 실체적 진실이 발견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렇게 해야) 궁극적으로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쌓일 수 있고, 재판 당사자들도 자신들이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한 재판의 결과에 쉽게 승복하게 될 것"이라며, "법정 중심의 재판이 완전히 정착되면 재판부에 대한 청탁 등을 빌미로 한 비리의 여지가 원천적으로 제거되고, 전관예우 시비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명식에선 군법무관 또는 공익법무관을 마친 신임 법관 59명이 임명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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