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나서는 법조인들
지방선거 나서는 법조인들
  • 기사출고 2006.04.1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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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1일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는 법조계 인사들에게도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김진원 기자
검사 출신인 박주선 전 의원의 출마선언에 이어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9일 오세훈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 경선 결과에 따라서는 법조인끼리 선거전을 펼 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선 또 검사 출신의 홍준표 의원과 미국변호사인 박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놓고 열심히 뛰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단연 법조인 출신이 서울시장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판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한 강 전 장관은 얼마전까지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변호사를 지냈으며, 오세훈 전 의원은 법무법인 지성의 대표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이 사법시험 23회 출신인데 비해 오 변호사는 3년 늦은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박주선 전 의원은 사법시험 16회 출신으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을 거쳐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홍준표 의원은 검사시절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아직 여야 각 당의 후보 공천이 진행중이지만, 이번 '5.31 지방선거'엔 특히 많은 법조인들이 출마한다고 한다.

서울시장 등 광역자치단체장에 이어 기초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 선거 등 선거마다 출사표를 던진다는 법조인들의 얘기가 서초동 법조타운에도 낯설지 않은 소식으로 자주 들려온다.

법조인 출신의 중앙 정계와 지방자치 진출 증가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법조계야말로 정치 또는 지방자치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직업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고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더욱 진전되면서 과거 군 출신 엘리트들이 차지하고 있던 선량들의 몫이 다른 직업군으로 확대되며 법조인 출신의 진출이 늘어난 측면도 없지 않다.

여기에다 사법시험 1000명 시대가 몰고 온 전체 법조인의 절대적인 증가가 법조인들의 활발한 입법부 · 행정부 진출에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법조인 출신 대통령의 배출에 이어 많은 법조인들이 앞다퉈 중앙 정치와 지방자치에 문을 두드리는 출마 열기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법을 공부하면서 익힌 법치의 정신이 입법과 행정에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지배하는 나라'라고 할 만큼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 연이어 배출되고, 많은 법조인들이 국회, 중앙정부, 주정부 등에 진출하고 있는 미국은 물론 많은 나라에서 법조인들이 사법을 넘어 입법과 행정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지 않겠는가.

그러나 법적 소양만으로 입법과 행정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오산일 것이다.

오히려 의원으로서,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의 비전과 경륜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지 못한다면 후보 선출과 당선 조차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 당선 여부를 떠나 '왜 출마하는지' 등 이에 걸맞는 출마 동기가 있어야 하며, 출마에 따른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해야 한다.

법조인들의 지방선거 출마를 반기고, 좋은 결과를 맺어 지방자치 일선에서 활약하기를 바라면서도 이런 우려를 함께 보내고 있는 게 많은 법조인들의 공통된 심정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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