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로펌 제치는 아시아 로펌들
글로벌 로펌 제치는 아시아 로펌들
  • 기사출고 2006.03.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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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의 아시아 지역 로펌들은 작년보다도 훨씬 더 바쁜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석진 미국변호사
이번 칼럼에서는 올해 아시아 지역의 법률 시장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명한 후 중국, 일본, 인도의 법률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예상되는지 다루어 보고자 한다.

우선, 아시아 지역 로펌들의 규모가 작년에 비해 대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비롯한 홍콩, 싱가포르 지역의 로펌들이 특히 규모 확장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일본의 로펌들도 상당수의 변호사를 신규 채용하여 규모를 확장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호주의 로스쿨에서 공부를 마친 전문 인력들을 대거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업의 Compliance 의무가 강화됨에 따라 In-house Lawyer에 대한 수요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법률시장이 개방되고 글로벌 로펌들이 이미 진출하고 있는 나라의 사례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로컬 로펌들이 글로벌 로펌과의 경쟁에서 오히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의 법률자문 서비스나 M&A Transaction, Financing 관련 자문 서비스 등 전통적인 송무에서 벗어난 새로운 분야에서 초반에 글로벌 로펌들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이와 반대로 드러났다.

로컬 로펌들이 빠른 속도로 글로벌 로펌의 Practice와 Know-how를 익히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보강하여 경쟁력을 키웠다.

그 결과, 오히려 로컬 로펌들이 동일한 사건을 더 신속하고 저렴하게 처리하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도 King & Wood 같은 토종 로컬 로펌이 글로벌 로펌을 제치고 큰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하여,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바로 아시아 지역의 로펌들이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글로벌 로펌들이 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하여 Deal의 중심지인 홍콩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만들고 있다.

반면, 서로 다른 나라의 로펌들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예컨대,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 있는 로컬 로펌들이 서로 간의 업무가 오버랩 되지 않는 범위에서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다.

각자 자국에서 어느 정도의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시너지 효과도 자못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Clifford Chance나 Eversheds, KhattaWong와 같은 글로벌 로펌이 상대적으로 시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Bangkok이나 Malaysia 등의 지역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대신에 탄탄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로컬 로펌과 협력 관계를 맺는 방식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많은 글로벌 로펌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게 될 것이다.

현재, 미국계 로펌이 39개, 영국계 로펌이 8개 진출해 있는 상태이다.

유럽계 로펌들은 요즘 EU의 법률시장 통합 등 여러가지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면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이 이루어질 것이다.

일본은 앞서 말한대로 전문 인력 보강에 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로펌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변호사들을 대거 스카우트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로컬 로펌인 Atsumi & Partners는 최근 미국계 로펌 출신의 Bonnie Dixon 변호사를 파트너로 영입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중소 규모의 로컬 로펌들의 경우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 속에서 향후 정체성 정립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인도의 법률시장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매우 엄격한 규제에 발이 묶여 글로벌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인도는 파트너쉽의 구성원을 20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Fox Mandal과 같은 인도의 대표적인 로펌의 경우 이러한 제한을 피하여 각 도시마다 현지에 있는 법률 사무소와 일종의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인도에 대한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법률 서비스도 선진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전과 사뭇 다른 변화를 겪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법률 시장의 큰 성장을 기대해본다.

◇임석진 미국변호사는 미 브라운대와 콜럼비아 대학원, 보스톤 칼리지 법과대학원과 런던대 킹스 칼리지 법과대학원을 나왔습니다. 클리포드 챤스(Clifford Chance) 국제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에서 다년간 활동한데 이어 지금은 SL Partners (법무법인 한승)에서 미국변호사로 활약중입니다.

본지 편집위원(sjlim@slp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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