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로비' 최만석씨 美서 체포
'고속철 로비' 최만석씨 美서 체포
  • 기사출고 2006.02.2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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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소시효 지나 수사 쉽지 않을듯"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사건과 관련, 프랑스 알스톰사로부터 거액의 사례금을 받은 뒤 해외로 도주했던 로비스트 최만석(65)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됐다.

최씨는 빠르면 1~2개월후국내 송환될 예정이어서 당시 소문이 무성했던‘고속철 로비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되고 있다.

대검 중수부(박영수 검사장)는 경부고속철도 차량 선정 로비대가로 알스톰사로부터 1129만달러(한화 약 113억원)를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알선수재)로 최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검관계자는 “최씨가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에서 주경찰에 체포돼 신병인도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최씨가 추방될경우 1~2개월,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재판절차가 진행되면 6개월 정도 지나 국내에 소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경부고속철도 차량을 알스톰사의 TGV(테제베)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민정부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였으며, 1994년 11월 TGV가 공급업체로 최종선정된 뒤 알스톰사로부터 1129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사례금 중 4억원을 황명수 전 민자당 사무총장(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확정)에게 건네고, 전윤기 당시 김포공항 경찰대장에게 경찰청수사무마 대가로 8000만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1999년 대검중수부는 최씨로부터 “민주계 실세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받았으나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감지한 최씨가 1999년12월 밀항을 통해 해외로 도피하면서 사실상 수사가 중단됐었다.

검찰은 최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는 대로 거액의 로비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검관계자는 “10여년전 거래내역 등 자료가 거의 없는데다 최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관계 인사가 추가로 나와도 받은 사람들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수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재곤 기자[kon@munhwa.com] 2006/02/22 14: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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