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 완전개방→수임료 등 인상 가능성"
"법률시장 완전개방→수임료 등 인상 가능성"
  • 기사출고 2006.01.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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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보고서]"M&A 등 복잡한 사건, 고급시장 비용 인하 기대 어려워""단순, 정형화된 사건은 내릴듯…고용창출 효과도 미미"
우리나라가 법률시장을 완전개방, 외국로펌 및 외국변호사의 진출로 인한 법무서비스 공급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수임료 등 법률비용의 인하 효과나 고용 창출 효과는 특정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오히려 법률비용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대한변협은 도하개발아젠다(DDA) 서비스협상 등 현재 진행 중인 법률시장개방과 관련,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말 "법무시장 개방이 법무 비용 및 법무 수요에 미치는 영향 검토"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5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하고 정형화된 국제거래업무에서는 외국로펌 및 외국변호사의 진출이라는 공급(경쟁) 증가로 인해 독과점적 가격 설정이 어렵게 됨으로써 법률 비용의 인하가 기대될 수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기업의 국제적 인수 · 합병(M&A) 등과 같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하고 복잡한 국제법무사건에 있어서는 변호인의 선임에 있어 비용보다는 평판이나 능력과 같은 요소를 보다 우선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외국로펌의 진출이라는 공급 증가로 인한 법률 비용 인하 효과는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수임사건의 수익성을 기준으로 법률시장에서 고급시장과 하급시장이 존재한다고 볼 때, 일류 로펌이 관심을 갖는 고급시장에서는 법률비용 인하를 기대하기가 어렵고, 반면에 하급시장의 경우 법무서비스의 질보다 가격이 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돼 공급 증가로 인한 법률비용의 인하가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고급시장에선 오히려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의 일류 로펌의 경우 높은 보수를 제시하면서 국내의 가장 능력있는 변호사를 스카웃하고자 할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법률비용의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로펌의 경영방침 및 전략에 따라 법률비용의 책정에 있어 상이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즉, 매출 극대화를 추구하는 일부 초대형 로펌의 경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전략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어 이들 로펌에 의한 법무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은 인하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수익극대화를 추구하는 로펌의 경우 최고 수준의 법무서비스 제공을 모토로 하는 관계로 가격 인하를 추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리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완전개방에 따른 법무서비스 공급(자) 증가는 법률비용의 인하를 가져오는 경우 보다는 오히려 법률비용의 인상을 유발할 경우가 보다 많다는 게 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또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고용 창출 역시 국제업무 수행 능력을 가진 일부 국내 변호사에게 국한된 것일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경우는 외국로펌으로의 전직에 해당되어, 결과적으로 순수한 고용 창출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독일의 경우 1998년 법률시장 전면개방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파트너급 변호사 대신에 자질있는 신참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촉발되면서 이들의 취업 기회가 확대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개방에 따른 국내 법조인의 고용 기회 창출은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한 초임 변호사중 국제업무를 수행할 능력을 가진 일부 국내 변호사에 국한되는 현상일 뿐 일반적인 취업 기회 증대로 연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얼마전 막을 내린 세계무역기구(WTO) 홍콩각료회의 결과 2006년말까지 도하개발아젠다(DDA) 서비스협상을 타결짓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법무서비스 개방 수준을 높이라는 등 주요 무역 상대국의 개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도하개발아젠다(DDA) 서비스협상에 우리나라의 법무시장에 대한 개방 요구를 담은 1차 양허요청안을 제출한 회원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C 25개국, 스위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파키스탄, 일본, 중국, 대만 및 싱가포르 등 35개국이며, 이와는 별도로 인도, 아세안 10개국, 남미 국가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통해 법무서비스 개방 협상이 양자협상으로 진행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