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육사 교수가 범죄 저지르고 전역…군용물 절도만 군사법원서 재판"
[형사] "육사 교수가 범죄 저지르고 전역…군용물 절도만 군사법원서 재판"
  • 기사출고 2016.06.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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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합] "일반 범죄는 일반 법원서 재판"
예비역 대령이 육군사관학교 교수 재직 시절 탄환을 훔쳐 외부 업체에 빼돌리고 학교장 명의로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일반 법정에 섰다. 군사법원은 이 예비역을 재판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군형법이 적용되는 군용물절도 부분만 군사법원이 재판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6월 16일 예비역 육군 대령 김 모(65)씨가 낸 재판권 쟁의에 대한 재정신청 사건(2016초기318)에서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 중 군용물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재판권이 있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군용물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군용물절도 부분은 보통군사법원에 재판을 받게 된다.

김씨는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9년 10월과 11월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300발의 탄환을 2회에 걸쳐 반출하여 외부업체 직원에게 전달했다. 김씨는 같은해 12월 이 업체의 부탁을 받고 다른 업체의 실험데이터를 도용해 실험결과를 허위로 기재한 학교장 명의의 시험평가서 36장을 작성한 다음 전역 후 이 업체의 사내이사가 되어 2010년 3월경부터 2012년 5월경까지 9회에 걸쳐 시험평가서를 공사 입찰 담당자에게 제출했다. 김씨는 2011년 1월 허위 내용을 기재한 수입허가신청서를 방위사업청 직원에게 제출해 허가를 받기도 했다. 김씨는 군용물절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죄, 방위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기소됐다.

그러나 군사법원이 "김씨의 군용물절도 혐의는 민간인에게도 군형법이 적용되어 군사법원에서 재판권을 갖는 범죄에 해당하므로 김씨에 대한 재판권은 여전히 군사법원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이에 김씨가 "전역하여 민간인 신분이 됐으므로 일반 법원에 재판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재정신청을 냈다.

사건의 쟁점은 군인 아닌 일반 국민에 대하여, 군사법원에서 재판권을 가지는 예외적으로 군형법이 적용되는 범죄와 일반 법원에서 재판권을 가지는 범죄의 경합범으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 그 재판권이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 중 어디에 있는지 여부.

재판부는 "일반 국민이 범한 수 개의 죄 가운데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있는 특정 군사범죄와 그 밖의 다른 죄가 형법 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공소제기된 사건 전부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지지 아니한 일반 법원이나 군사법원은 그 사건 전부를 심판할 수 없고, 특정 군사범죄 외의 다른 범죄에 대하여는 일반 법원에 재판권이 있다"고 밝혔다. 군용물절도 부분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관할 보통군사법원이 신분적 재판권을 가지게 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군용물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재판권이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군사법원이 예외적으로 일반 국민에 대하여도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재판권의 범위에 관한 법률의 규정은 헌법 27조 1항, 2항에서 국민이 군사법원에서 재판받지 아니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이를 확장해석하거나 유추적용하여 헌법이 정하는 권리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어서는 아니 되고, 군사법원이 군형법에서 정한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에 대하여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일반 국민이 범한 특정 군사범죄 외의 다른 죄에 대하여서까지 군사법원에서 재판권을 가진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창설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이번 결정과 함께 군사법원에 공소제기된 일반 국민에 대한 공소사실 중 군형법에서 정한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있는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에서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는 이유로 그 범죄와 경합범으로 공소제기 된 다른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있다고 본 종전 대법원의 견해(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도8253 판결 등)를 변경했다.

양승태 대법원장과 주심인 권순일 대법관을 비롯해 이인복, 김소영, 김상훈, 조희대, 박보영 등 7명의 대법관이 다수의견을 따랐다. 이에 대해 김용덕, 박상옥 대법관은 "일반 국민이 범한 군형법상 특정 군사범죄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군사법원이 가지는 재판권은 전속적 재판권이나, 군사법원은 그에 기해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신분적 재판권을 가지게 되므로 군사법원이 함께 재판하는 경우 일반 범죄에 대한 재판권이 인정되는데, 그 경우 일반 범죄에 대한 일반 법원의 재판권도 병존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미 연방대법원도 Ex parte Milligan(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4. 3. 1866.) 사건에서 "일반 법원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을 군사법원에서 재판하는 것은 위법하며, 모든 국민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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