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토건 · 동아그룹 전 회장 등 26명 기소
성원토건 · 동아그룹 전 회장 등 26명 기소
  • 기사출고 2004.05.3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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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돈 빼내 호화주택 짓고, 전처에 위자료 24억 주고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분식회계를 통해 거액의 돈을 사기대출받고,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김성필 전 성원토건그룹 회장, 김태형 전 한신공영 회장, 이준호 전 충남방적 대표, 천계완 전 한일은행 자카르타 지점장 등 9명을 구속기소하고,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 이관우 전 한일은행장 등 17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김성필씨는 97년 3월 한길종금을 인수한 뒤 상환능력이 없는 성원기업 등 계열사 명의로 4200억원을 부당대출받았으며(배임), 98년7월 성원기업의 부도가 임박하자 유명 사찰의 승려인 김모(구속)씨를 통해 개설한 사찰 명의 계좌 등으로 회삿돈 47억5천만원을 시주 명목으로 빼돌리는 등 207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다.

최원석씨는 중동 건설경기 침체로 적자가 누적되어 오던 95∼96년 1조2200억원 상당의 자산을 과다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식회계한 다음 6000억원 상당을 사기대출받고, 공사현장에서의 노임을 과다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 184억원을 조성, 횡령한 혐의다.

단속반에 따르면 수사대상기업들이 사기대출 받은 금액은 1조3900억여원에 이르며, 이들 기업의 부도로 금융기관이 떠안게 된 부실채권은 5조8495억원에 달해 결국 금융기관에 공적 자금이 투입되게 되었다고 한다.

합동단속반은 성원토건그룹 634억원, 동아그룹 160억원, 성원그룹 35억원, (주)굿머니와 관련된 102억원 등 총 931억원대의 은닉재산을 발견, 예금보험공사로 하여금 재산 환수토록 통보, 환수조치가 진행중에 있다.



이로써 2001년 12월 합동단속반이 출범한 이후 회수됐거나 회수가 진행중인 공적 자금은 1701억원으로 늘어났다.

합동단속반은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H, S, G사등 부실기업에 대해 계속 수사하여 엄벌한다는 방침이나 기업의 회생으로 인한 완전한 채무변제, 은닉재산을 자진신고하여 채무변제나 기업의 회생에 전적으로 협력하는 등 양호한 정상이 있는 경우에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관대하게 처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기업인들의 경우 분식회계 등을 통한 사기대출 및 비자금 조성, 계열 금융사로부터의 부당 대출 등의 방법으로 회사 돈을 빼돌려 호화판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김성필 전 성원토건그룹 회장

▲1998년 2월~6월 계열사인 경남종금과 한길종금의 노조원들이 김성필 회장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하자 김회장은 성원기업 자금 100억원을 횡령하여 노조원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98년7월 부도가 임박하자 김성필 회장은 유명 사찰의 승려인 김모씨를 통하여 개설한 이 사찰 명의의 계좌 등으로 성원기업 자금 47억5000만원을 시주 명목으로 송금하고, 여러차례 자금세탁을 거친 후 횡령했다. 승려 김씨는 당시 시주금으로 가장하기 위하여 이 사찰 명의의 20억원 허위 영수증을 발부했다.

▲2001년2월~2001년6월 화의인가중인 은하주택(성원기업이 상호변경) 자금 60억원을 횡령하여 회사채무를 변제한 것인양 회계처리한 후 타인명의로 포항터미널 주식을 사는 데 사용했다.

▲김성필 회장이 은신중이었던 서울 성북동 소재 집은 대지 703평, 건물 2개동의 호화저택으로 집주변에 CCTV가 16개 설치되어 있고, 저택 지하엔 실내골프연습장까지 갖춰져 있다.

▲김 회장 가족은 96년2월부터 이 집에서 생활해 왔는데 트라제 3대와 체어맨 1대를 운용하고, 경비원 1명, 조경사 1명, 운전기사 1명, 도우미 아줌마 2명 등 5명의 고용인이 있었다. 이들 5명에게 지급된 급여만 매달 810만원에 달했다.



▲김 회장은 또 자산 250억원 상당의 포항터미널, 80억원 상당의 부산 소재 주차장과 건물을 승려등의 이름을 빌려 설립한 (주)조원산업 명의로 보유한 사실이 적발됐으며, 여동생과 부인 등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4채와 상가 점포 2개, 연립주택 4층짜리 1개동 등 서울, 제주, 속초, 부산 등지에 산재한 부동산을 승려 김씨와 모 사찰 명의로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최원석 회장은 98년4월 전 부인과 이혼하면서 위자료로 24억원을 지급하고, 동아건설산업으로 하여금 자신이 보유하던 장충동 집(시가 17억원 상당)을 24억원에 매수하도록 했다. 당시는 IMF 직후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던 상황으로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이었고, 동아건설산업은 98년1월부터 금융기관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아 버텨 나가는 최악의 자금난에 봉착했던 시점이었으나 회사로 하여금 비업무용 부동산을 고가에 매수하도록 한 것이다. 최회장은 자택에 근무하는 운전기사, 경비원, 보일러 기사 등 19명을 고용하여 모친, 처의 운전기사에게까지 회사 돈으로 급여를 지급했다.

▲동아건설의 경우 88년부터 계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였으나 흑자가 발생한 양 분식회계를 해 왔으며, 95년도에 자산 분식규모가 5000억원, 96년에 자산 분식규모가 7,200억원에 이르는 등 분식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또 건설회사의 경우 공사진행율을 조작하여 공사채권을 과다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식이 이루어지나 동아건설의 경우 해외공사채권을 임의로 과다계상하는 방법으로 회계를 조작하는데, 이는 적발이 쉬워 잘 사용하지 않음에도 이 방법을 도입한 것은 회계분식에 대한 불감증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검찰은 지적했다.

▲동아그룹에선 본사 직원들에 대한 급여 과다계상, 공사현장에서의 인건비 등 과다계상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후 이를 관리팀에서 최회장에게 개인적으로 전달했으며, 최 회장은 회장실 캐비넷에 이를 보관하면서 로비자금, 임 · 직원 격려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윤수 성원그룹 회장

▲99년4월 성원그룹이 부도나는 날 계열사가 소유한 토지를 매도한 후 대금 14억3000만원을 회사에 입금하지 아니하고 전 회장 자녀들의 유학비용, 개인 호화주택 부지구입 대금 등으로 사용했다.

▲2001년4월~2003년6월 이런 식으로 횡령한 회사자금으로 성북동 대지 530평을 매수한 후 시가 35억원 상당의 호화주택 180평을 신축하고, 회사의 고문 법무사 명의로 등기하여 재산을 은닉했다.

▲97년~99년 회사에 전혀 근무하지 않은 전 회장의 처를 성원산업개발, 성원공영의 임원으로 허위등재한 후 급여 1억2396만원을 수령하여 횡령하고, 하도급 공사대금을 부풀려 비자금 1억2천만원을 조성한 후 이를 성북동 주택 자금의 공사비 일부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