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벌금' Focus Media의 상장 전망
'거액 벌금' Focus Media의 상장 전망
  • 기사출고 2015.12.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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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변호사]
나스닥에 상장하여 한때 중국 미디어 제1주로 이름을 떨치고 엘리베이터LCD 광고로 유명한 Focus Media(分衆傳媒, 펀중촨메이)가 나스닥에서 자진퇴출한 지 2년이 지난 올 9월 30일, 미국 SEC(Securities Exchange Commission)는 나스닥 상장기간 동안 발생한 위법행위와 관련하여 Focus Media와 CEO인 장난춘(江南春)에게 벌금 5560만달러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김종길 변호사
도대체 무슨 이유로 2년 전에 이미 나스닥에서 자진퇴출한 Focus Media와 그 CEO에게 SEC는 이렇게 엄청난 금액의 벌금을 부과한 것일까? SEC의 결정문을 보면, 사건의 전체 경위가 자세히 나와 있을 뿐 아니라, SEC가 어떻게 이 사건을 인지하고 그 후에 어떤 방식으로 사실을 확인했는지 알 수 있다.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기업 등 외국기업들이 교훈으로 삼을만한 케이스임을 알 수 있다.

2년 전 나스닥 자진퇴출

SEC가 사건의 단서를 잡은 경위는 이렇다. 2010년 3월 22일, Focus Media는 전년도 연도보고서와 4/4분기 보고서를 통해 100% 자회사인 Allyes Online Media Holdings Ltd.(Allyes)의 MBO(Management Buy Out, 경영진 매수)를 실시하여, Allyes의 38% 지분을 경영진과 직원에게 1330만달러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가지고 추산해보면 Allyes의 회사 가치는 3500만달러로 계산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Focus Media는 Allyes의 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Allyes의 비즈니스모델을 완비하여, 장기적으로 회사의 발전과 주주의 이익을 꾀하는 것이 MBO의 목표라고 하였다. 또 거래가격은 독립적인 제3자로부터 평가받은 공정한 시장가격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4달이 지난 2010년 7월 30일, Focus Media는 Allyes의 62% 지분을 Silver Lake라는 PE에 1.24억달러라는 가격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가지고 추산해보면 Allyes의 회사가치는 2억달러이다. 4달 전에 Allyes의 주식을 매수했던 경영진과 직원도 Focus Media와 함께 Silver Lake에 자신들이 보유한 Allyes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4달 만에 회사가치 6배 올라



겨우 4달 만에 같은 회사의 평가금액이 6배나 오른 것이다. SEC의 조사는 바로 이처럼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거래금액의 현격한 차이에서 단서를 잡아 시작됐다.

Focus Media의 행위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허점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Focus Media는 MBO가 경영진과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인수자 중 2개의 BVI(영령 버진아일랜드) 회사가 있었다. 회사 소유자는 2009년 11월 즉, MBO 이전에 선임된 컨설턴트였고 직원이 아니었다.

둘째, Focus Media는 MBO때의 거래가격이 공정한 시장가격이라고 하였는데, Allyes와 Silver Lake간의 2009년 12월 6일 인수협의기록에 따르면, 쌍방이 논의한 Allyes의 회사가치는 1.5억달러에서 2억달러 사이였다. 그런데 같은 날 Focus Media 이사회는 Allyes 회사가치를 3500만달러로 하여 MBO 하는 것을 승인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Focus Media와 장난춘은 궁색하지만 SEC로부터 조사받을 때, MBO 전에 Allyes의 경영진과 Silver Lake간에 회사가치를 2억달러로 하여 인수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몰랐다고 변명했다. 이러한 변명에 대하여 SEC는 광범위한 증거수집을 통하여 옴짝달싹할 수 없도록 여러 증거를 내놓았다.

몰랐다면 직무유기

여러 정황을 보면 Focus Media와 장난춘이 몰랐다고 보기도 어렵고, 만일 몰랐다면 그것은 중대한 직무유기로 허위공시를 한 것이 된다. 게다가 6배의 이익을 얻은 가장 큰 수혜자가 바로 장난춘이다. 이런 이유로 SEC가 Focus Media와 장난춘에게 무거운 벌금을 부과한 것이다.

SEC가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회사의 문서관리가 엉망진창이었다는 점이다. 우선 이사회 의사록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었다. 2009년 12월 6일자 이사회는 2개 버전의 의사록이 있는데 하나는 MBO가 언급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2010년 3월 15일, MBO를 승인한 날의 이사회 의사록에는 MBO를 승인한 사실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같은 날의 이메일에는 이날 이사회에서 MBO를 승인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2010년 7월 10일에는 이사회에서 Allyes 주식매각에 대하여 논의하였는데, 의사록에는 그 사실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다음으로 MBO의 집행도 혼란 그 자체였다. Focus Media는 2010년 3월 22일 회사가 2010년 1월에 MBO 최종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였지만, 2010년 7월 28일에도 회사는 일부 매수인에게 계약서에 서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 매수인은 Allyes와 Silver Lake와의 계약이 체결된 1주일 후에야 비로소 대금을 납입했다. 그리고 회사는 MBO대금을 받으면서 영수증을 하나도 작성하지 않았다. 또 MBO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도 대금을 수령해 갔다. 이번 사건으로 해외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났다.

이번 사건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첫째, 회사의 이사회 의사록 등 문건은 사실대로 작성하고 체계적으로 보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공시는 적시에 이루어져야 할뿐 아니라 이전과 이후 공시와의 사이에 논리적인 모순이나 불합리한 점이 없도록 주의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상장 데드라인 얼마 안 남아

일반적으로는 Focus Media와 장난춘이 SEC와 거액의 벌금에 합의한 이유를 중국 A주에 우회상장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Focus Media가 나스닥에서 자진퇴출하기 위하여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였는데, 당시의 조건이 4차년도 내에 홍콩이나 중국에 상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Focus Media와 장난춘에게는 상장의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Focus Media는 원래 2005년 설립된 지 겨우 2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하여 중국 미디어기업의 상장신화를 창조한 바 있으며 상장당시의 주가는 주당 17달러였다. 그 후 주가가 올라 한때 주당 60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신동방, 샨다네트워크 등 중국기업들이 속속 미국의 공매도기구인 Muddy Waters의 공격을 마구잡이로 받을 때, Focus Media도 그 총탄을 정면으로 맞았다. Muddy Waters는 보고서를 통하여 Focus Media가 LCD모니터 수량을 허위로 늘였고, 내부거래를 통하여 주주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산평가손실이 잘못되었다는 등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후 Focus Media의 주가는 급전직하하여 한때 주당 8.79달러까지 떨어지고 하루 만에 줄어든 시가총액이 13.6억달러에 달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주가가 내려가자 Focus Media의 창업자 겸 CEO인 장난춘은 나스닥에서 자진퇴출하기로 결정하고, 브릿지파이낸싱을 받아 주당 27.50달러에 공개매수를 시작, 2013년 5월 24일 퇴출을 완료했다. 퇴출당일 종가는 27.42달러, 퇴출시 시가총액은 약 27억달러였다.

실적은 문제 없어

현재 Focus Media의 실적은 상장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재무제표를 보면 2014년 12월 31일자 자산총액은 89.17억위안, 부채총액은 31.66억위안, 순자산은 57.51억위안이고, 2014년의 매출액은 74.97억위안, 순이익은 24.17억위안이다. 2011년-2014년의 순이익은 각각 11.29억위안, 14.87억위안, 13.20억위안, 24.17억위안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증가했다.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지분구조이다. 즉 해외상장을 위하여 만들었던 VIE구조를 해소시켜야 한다. Focus Media와 동일한 구조를 지녔던 폭풍과기는 먼저 VIE구조를 해소시켜, 중국 국내 상장요건에 부합하는 지분구조를 만들어 상장했다. 그러나 Focus Media는 우회상장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일단 상장주체인 T1회사를 설립하되, 우회상장 방안이 증감회의 승인을 받은 후에 비로소 VIE구조를 해소시키고자 한다. 이런 프로세스로 진행하는 것을 증감회가 승인해줄지에 대하여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Focus Media가 중국 A주에 상장하는 것이 순조로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원래 우회상장의 통로로 사용하려 했던 홍다신차이(宏達新材)는 실질지배인이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게 되어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포기하고 2015년 9월 1일 새로 치시지주(七喜控股)로 파트너를 교체한 바 있다. 이번에 SEC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Focus Media와 장난춘에 대한 신뢰 또한 문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길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jgkim@donginlaw.co.kr)

◇김종길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와 북경대 법대(LL.M)를 졸업한 중국법 전문가로, 법무법인 태평양의 초대 북경사무소장, 중국 로펌 환구의 한국팀장을 거쳐 지금은 법무법인 동인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은 물론 중국 내 법인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법률문제에 자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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