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토서 지목 안가리고 무차별 부동산투기"
"전 국토서 지목 안가리고 무차별 부동산투기"
  • 기사출고 2005.09.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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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부 중간수사결과 발표…2849명 단속, 147명 구속변호사 의사 법무사 공무원 농민 등 투기자 직업 다양
부동산투기사범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검찰, 경찰, 국세청, 건설교통부로 구성된 부동산투기사범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동기 대검 형사부장)는 9월6일 지난 7월7일부터 8월말까지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 모두 2849명을 단속해 14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 · 경은 특히 기획부동산 업체의 부동산투기 및 사기행위를 집중단속, 모두 235명을 입건하고, 73명을 구속했다.

또 공인중개사 등 부동산 중개인의 미등기전매, 위장증여 등 불법중개행위 혐의로 731명을 입건하고, 24명을 구속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기획부동산 업체에 의해 용인, 성남, 여주 등 수도권은 물론이고 강원도에서 전라도 ·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 국토에서 부동산투기가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동산투기가 일반화돼 부동산 투기자들의 신분이 기획부동산 업체 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법무사, 세무사 등 전문직업인은 물론이고 공무원, 자영업자, 농민, 노동자, 주부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있어 부동산 투기가 전 국민을 사행심리로 물들이고 있다고 합동수사본부는 진단했다.

특히 수도권 일대, 신도시 · 신항만 등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투기열풍이 심각한 상태였으며, 임야 농지 산업단지 아파트 등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투기가 행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기에 필요한 온갖 수단과 방법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수사본부는 밝혔다.

대부분 강남에 밀집돼 있는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초호화 사무실을 차려놓고, 대부분 100명 이상의 텔레마케터 및 영업직원을 고용하여 이들에게 고객의 응답별 유인요령 등이 기재된 부동산 상담요령(텔레마케터 매뉴얼)을 교육시킨 다음 전화 등을 이용하여 무차별적으로 허위정보를 제공하면서 투자를 권유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사무실을 방문하도록 유인하고 있다.

이어 임원, 부서장 등은 방문한 고객을 상대로 개발계획 기사나 허위 기밀서류 제시 등 각종 감언이설로 속여 쓸모없는 땅을 매입가격의 수배에서 10여배까지 고가에 분양하여 막대한 차익을 편취하면서 허위의 이중계약서 작성 등의 방법으로 탈세를 자행하고 있다는 게 수사본부의 설명이다.

기획부동산 업체가 매각하는 토지의 대부분은 상당수 토지가 도로와 접하지 않은 맹지가 많고, 기획부동산 업체가 탈세를 목적으로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는 바람에 피해자들은 가산세 등 중과세를 당할 처지에 놓이고, 상당기간 이익은 커녕 원금 회수조차 어려운 상황이나 기획부동산 업체가 단속 당함으로 인하여 지가 폭락, 전매기회 박탈 등의 불이익을 염려하여 수사기관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수사에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다고 수사본부측은 전했다.

합동수사본부는 "최근 가격폭등 가능성이 있는 송파 신도시 등 신규개발 대상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기행위에 대하여도 불법행위 발생시 강력히 대처할 예정"이라며, "유관기관 상호간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부동산투기사범을 지속적이고 철저히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부동산 투기 수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칼질(가공후 분할매도)=기획부동산 업체, 부동산 중개업자, 개발업자 등 전문투기꾼들이 한탕을 노리고 즐겨 사용하는 수법이다. 대규모 토지를 매입한 후 진입로 등 토목공사를 하거나 주택 · 펜션 용도 부지 조성공사 등을 형식적으로 실시하면서 토지를 200평 내지 500평 정도로 분할하여 매입가의 2~3배 이상 가격으로 전매하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노린다.

◇미등기전매

◇증여 또는 신탁 가장

◇차명거래

◇조합아파트 투기

◇임야 등 불법형질변경을 통한 투기

◇업(up)계약서 통한 비자금 조성=매매계약서를 실제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작성한 계약서가 업계약서로, 이를 이용할 경우 회사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동시에 부풀려진 차액 만큼의 세금 포탈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맹지=접근도로가 없어 토지로서의 이용가치가 거의 없고 가격이 매우 낮은 땅이 맹지이다. 매수인의 대부분은 서울, 경기, 부산 등지의 외지인들로, 일부 현지를 방문한 사람들도 업체 직원의 과장 광고를 들으며 주마간산 식으로 현장을 둘러보는 등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페이퍼 컴퍼니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