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 기사출고 2015.04.30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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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호 판사, 두번째 책 '아버지' 출간
오늘날 아버지의 위상은 한없이 낮아졌다. 이를 두고 '사라진 아버지', '아버지의 위기'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년 전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를 출간해 비행소년들의 실상을 알렸던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가 아버지를 주제로 또 한 권의 책을 냈다.

◇천종호 판사 두번째 책, 
책에는 천 판사가 법정에서 만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아버지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지적장애 2급인 아이가 실명 위기에 처했는데도 치료해 줄 형편이 되지 않아 아이를 소년원에 보내 달라고 하다가 "아버지 사랑합니다"라는 아들의 한 마디에 오열하는 아버지.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망가져가는 아이를 속으로만 긍끙 앓다 아들과 동반자살하려 했던 아버지. 알코올 의존증으로 가족들에게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가 비행에서 빠진 아들을 보며 뒤늦게 괴로워하는 아버지 등 천 판사가 직접 목격한 이 시대 아버지들의 민낯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유명한 심리학자 프로이드는 "내가 어린 시절 원했던 것은 아버지의 보호막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미국 코네티컷대학의 로널드 로너 교수가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아버지의 사랑이 자녀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머니보다도 크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자녀 교육 지침서라는 "탈무드"도 아버지가 자녀에게 전하는 말을 담은 책이다. 그만큼 가족 내에서 아버지가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하다.

좋은 아버지 노릇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자녀를 보호하는 것인데, 비행청소년들의 아버지 중에는 이러한 최소한의 아버지 노릇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천 판사의 지적.

천 판사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살펴주고,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지대 역할을 해줄 만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하는데, 모든 아버지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넉넉한 등을 보여주자"고 소망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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