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생 급증 추세
한국 유학생 급증 추세
  • 기사출고 2005.04.2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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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리의 중국 통신1] 칭화법학원-밍리로우
필자는 올 9월부터 중국 칭화대 법대(밍리로우, 明理樓) 국제경제법 박사과정에 들어가는 학생이다.

◇유예리 통신원
헉헉헉, 아직 학생이다.

그러나 30세에 다시 얻은 이 학생이라는 신분은 내게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들어본 중국의 대학들인 칭화대(淸華大)와 북경대(北京大)는 자전거로 10분밖에 안 걸리는 거리에 있다.

거기에 우따코우 (五道口)라는 한국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서울 명동에서나 볼 듯한 괴상한 헤어스타일의 한국 남학생과 갖가지 멋을 낸 멋쟁이 한국 여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낡아빠진 자전거를 타고 머리는 여러 날 감지않아 기름이 지는 바람에 마치 무스를 바른 것같은 중국 천재들의 모습과 잔뜩 멋을 낸 한국의 어린 학생들의 채색이 대조를 이룬다.

칭화에는 약 1000명 이상의 외국 유학생들이 있다.

장담컨대, 그 중에서도 한국 학생이 단연코 가장 많을 것이다.

지난해 학부 10명 등 15명 한국서 유학

밍리로우에도 꽤 많은 한국 학생들이 있다.

2001년에는 1명의 본과생(학부생)이 있었으나, 2002년 본과 1명, 석사 6명, 박사 2명, 2003년 본과 1명, 석사 3명, 2004년 본과 10명, 석사 4명, 박사 1명으로 한국에서 온 학부생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밍리로우 건물 오른편에 있는 ..
이 학생들이 2대1 혹은 3대1의 경쟁을 뚫고 합격하였다고 한다.

예상컨대, 중국에서 법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현재에도 많고, 앞으로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은 가장 중요한 단어이다.

앵무새도 수요와 공급만 외우면 경제학자가 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듯이, 한국에서, 중국에서, 혹은 제3국에서 일자리를 잘만 찾게 된다면 아마도 미국 로스쿨을 가기 위해 LSAT을 머리 터져라 준비하던 우수한 인재들이 갑자기 중국어를 하겠다고 우따코우로 밀려올지 모른다.

필자는 그 날이 곧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북경에서 쓰는 "유예리의 중국통신"을 시작한다.

우선 중국의 10대 법과대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어 여유가 있다면 중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법 이야기 등에 대해서도 글을 생각하고 있다.

비록 중국 법과대학에 유학 온 한 여학생의 글이긴 하지만 말이다.

칭화 법학원-밍리로우

◇칭화대 법학원 밍리로우의 모..
칭화 동문으로 들어가 왼쪽에서 두 번째 건물이 밍리로우이다.

중국어로는 坐西朝東 즉, 서쪽에 앉아서 동쪽을 보고있다는 시적인 표현이 더 괜찮겠다.

조금 멋대가리가 없긴 하지만 건물 앞에 일렬로 서있는 자전거와 여름에는 축구를 해도 될 만큼 넓은 잔디밭이 볼만하다.

땅덩어리가 큰 데서 자란 잔디라 그런지 이건 잔디가 아니라 마치 한국의 보리 같다.

칭화 법학원은 1929년에 설립됐으나 많은 우여곡절 끝에 1999년 4월25일 건교 88주년을 맞아 칭화대학 법학원이 정식으로 복건됐다.

법학원은 매년 본과생과 연구생(석 · 박사생)을 모집하는데, 본과 교육은 '법학' 하나이다.

연구생의 연구 분야는 ▲법학 이념 ▲민상법학 ▲경제법학 ▲형법학 ▲소송법학 ▲국제법학 등 여섯 분야이다.

본과생은 400여명, 연구생은 600여명이다.

매년 약간씩 달라질 수도 있다.

2004년의 경우에는 총 1349명으로, 그 중 본과생이 328명(유학생 25명, 홍콩 학생 1명), 연구생 955명, 박사생 66명(유학생 19명, 홍콩 학생 2명, 오문 1명, 대만 9명)이었다.

선생님은 모두 43명인데, 그 중 교수 19명 (박사생 지도교수는 9명), 부교수 14명, 강사 10명이다.

훌륭한 연구 조건에 컴퓨터실 등 시설 빼어나

밍리로우는 일류의 교학(敎學)과 연구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로스쿨이나 한국의 법대들보다는 분위기나 인테리어 방면에서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중국내에서 볼 때 밍리로우의 시설은 단연코 1등이다.

밍리로우의 면적이 얼마나 큰지, 교실이 어떠한지는 칭화대 홈페이지(www.tsinghua.edu.cn)를 참고하기 바란다.

◇밍리로우 4층에 있는 컴퓨터실
무엇보다도 내가 보고 가장 놀란 것은 미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밍리로우의 4층 컴퓨터실이다.



새 컴퓨터실이라 그런지 문밖에서 반드시 학생증을 각 컴퓨터의 자리표와 바꿔야 하고 이 룸에서는 물도 못 마신다.

난 그것도 모르고 삼엄하게 감찰하던 언니에게 물 마시다 걸려 물이 코로 들어가는 바람에 몹시 '쪽팔렸던' 추억이 있다.

속으로 '앗따 거 디기 아끼네…' 하며 눈을 홀기다가도, 콩 국물 한 그릇과 내 두 주먹보다 더 큰 만두를 아침으로 든든히 먹어도 5위엔이 넘질 않고 , 닭다리와 나물볶음의 사천요리를 밥에 비벼 점심으로 거나하게 먹어도 기껏 7.5위엔인 칭화 학생식당의 물가지수를 생각할 때, 이 컴퓨터실은 과연 아낄만한 곳이다.

천연적으로 부끄러움이 뭔지 모르는 칭화 학생들을 보면 나는 겁이 난다.

갑자기 밀려든 한류의 영향으로 한껏 멋을 낸 그나마 세련된 여학생들을 보면 '큭큭' 웃음도 난다.

밤에 운동장에서 두 연인이 다리를 묶고 뛰면서 운동과 연애를 동시에 하는 기발한 장면을 보면 재미도 있다.

그러나 13억 중국 인민을 이끌 미래의 지도자들이 말똥거리는 눈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자전거 물결을 보노라면 소름이 돋는다.

◇필자는 대만 정치대 교환학생(1999-2000)을 거쳐 2002년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미국 뉴욕대(NYU)에서 국제조세를 전공, 2003년 LL.M.(법학석사학위)을 받았으며, 올 9월 중국 칭화대 법대 국제경제법 박사과정에 입학합니다.

북경=유예리 통신원(yrr2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