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근무 사내변호사 급증 추세
기업체 근무 사내변호사 급증 추세
  • 기사출고 2005.03.2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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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변호사 위주 수백명 활약…역할도 갈수록 막중해져 99년 창립 '사내변호사포럼(IHCF)' 회원 1백명 돌파 눈앞
지난 3월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로의 노스 게이트 빌딩 4층에 있는 회의실에 기업체 사내변호사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국내외 변호사들이 속속 들어섰다.

◇국내 기업서 사내변호사로 활약중인 김유니스, 이명재, 이석우 미국변호사(왼쪽부터)


시티은행의 김 유니스, 변혜선, 김성은 미국변호사와 성범규 변호사, NHN의 이석우 미국변호사, 알리안츠 생명보험의 이명재 미국변호사 등 국내 업계에서 사내변호사로 이미 이름이 많이 알려진 변호사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어 다음커뮤니케이션즈의 민유나 미국변호사, 웹젠의 박은희 미국변호사, 삼성SDS의 오상환 책임변호사, 한국IBM의 David Waters, 조수영, 그리고 Edward Dhong 미국변호사, 삼성증권의 이정숙 미국변호사, 르노 삼성의 이언주 변호사, 팬텍&큐리텔의 양세련 미국변호사, SK Networks의 스티브 공 미국변호사, CSFB의 스테판 박 미국변호사, 한진해운의 이종원 미국변호사, SK텔레콤의 제이 코헨 미국변호사, HP의 오준석 미국변호사, 산업은행의 마이클 김 미국변호사, 월마트의 김영도 미국변호사, LG칼텍스정유의 이정욱 미국변호사와 현대자동차의 김도식 변호사 등 이날 모임에 참석한 변호사들을 보면 국내 주요 기업의 사내변호사들이 거의 다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들어 기업체마다 법무팀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내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인하우스카운셀포럼(IHCF, 회장 이재욱 미국변호사)'이 1999년에 창립된 이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당시 한국IBM의 이원조 미국변호사 등 4명으로 시작한 IHCF는 2005년 3월 현재 약 9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만간 회원 변호사 10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모임만해도 약 50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당초 서울 광화문의 흥국생명빌딩을 모임 장소로 정했다가 참석을 알려 온 회원들이 예상외로 늘어나는 바람에 노스 게이트 빌딩으로 옮겼다고 한다.

이날 모임에선 특히 영국 로펌인 링크 레이터스(Linklaters) 홍콩사무소의 이상훈 미국변호사와 Sandeep Katwala 변호사가 초청 강사로 서울을 방문, 최근 '친디아(CHINDIA) 붐'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과 인도 투자에 관한 강연에 나서 모임의 열기가 한층 고조됐다.

IHCF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서 활동중인 사내변호사는 삼성, LG, SK 등 대기업그룹을 중심으로 대략 수백명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특히 올초 삼성이 구조조정본부를 중심으로 사내 법무팀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기업체마다 경쟁적으로 사내변호사를 늘리고 법무팀을 강화하고 나섬에 따라 사내변호사 1000명 돌파도 멀지않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기업체 등에서 활동중인 사내변호사는 외국변호사, 그중에서도 미국변호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알리안츠 생명보험의 이명재 미국변호사는 "사내변호사는 법과 비즈니스 양쪽을 모두 이해해야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사내변호사중에 외국변호사가 많은 것은 아무래도 언어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국내변호사들도 직접 변호사 사무실을 내거나 로펌 등을 선택하는 대신 사내변호사를 희망하는 사람이 적지않아 사내변호사들의 구성은 앞으로 한층 다양해 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사내변호사의 임무가 단순한 법률 지원 업무는 물론 기업활동의 전략적인 솔류션 제공 등으로 확대되는 등 역할이 더욱 막중해지고 있다.

IHCF의 총무를 맡고 있는 NHN의 이석우 미국변호사는 "기업 활동이 복잡해지면서 사내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의 기업 내에서의 수요와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사내변호사들이 일선 기업의 법률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IHCF 모임을 더욱 활성화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