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로펌 합병의 노하우
진화하는 로펌 합병의 노하우
  • 기사출고 2009.07.0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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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두 개 이상의 로펌이 하나로 합쳐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는 로펌간 합병이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의 합병 발표가 있었다. 7개의 로펌이 합병을 선언, 3개의 통합 로펌이 탄생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견 로펌들 사이의 합병이 여전히 로펌업계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합병을 추진하는 로펌이 아니더라도 합병이 단연 로펌 관계자들의 핵심 관심사 중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진원 기자
흥미로운 것은 로펌들 사이에 합병이 유행하며, 합병 노하우 또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합병 발표장에 가보면, 이런 발전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깔끔한 분위기속에 진행되는 합병조인식의 행사 모습만 그런 게 아니다. 진정 하나가 돼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다각도의 노력이 모색되고 있다.

송무 로펌과 자문 로펌의 합병은 여전히 로펌 합병의 전형적인 짝짓기로 통한다. 그러나 이를 뛰어 넘어 해외 비즈니스가 발달한 로펌끼리 합쳐 해외시장을 더욱 확대하려는가 하면, 두 개의 자문 로펌이 손을 맞잡아 자문 분야의 전문성과 시너지를 한층 높이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또 새로운 로펌 매니지먼트를 표방하며 힘을 합쳐 로펌 업계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려고 하는 등 중견 로펌들 사이의 합종연횡(合從連橫)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5월27일 합병을 발표한 법무법인 렉스-우현지산-세화의 통합도 로펌 합병의 여러 대목를 곱씹게 하고 있다. 세 개의 로펌이 합치는 3자 합병인데다가 송무-자문-자문 로펌의 통합이라는 독특한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렉스-우현지산-세화의 결합은 특히 통합 법인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원칙과 시스템을 먼저 마련한 후 여기에 맞춰 세 로펌의 이행계획을 짜 나가고 있어 더욱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

조인식에서 만난 한 변호사는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역설하며,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합병을 해 보니까 변호사들이 점심을 먹으로 갈 때도 합병 전의 옛날 식구들하고만 다니는 거예요."

3년 전 합병을 성공적으로 일궈 낸 경험이 있는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통합 법인에선 세 로펌의 변호사들 방도 층별로 섞어서 배치하는 등 모든 것을 통합 법인 위주로 짜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통합 법인의 시스템을 갖추는 게 급선무라는 설명이다.

세 로펌은 이미 통합 법인의 사무실을 확보해 통합 사무실로의 이전을 준비 중에 있다. 또 처음부터 재무적인 통합이 전제된 진정한 의미의 합병을 지향하고 있어 이 점에서도 준비된 합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브랜드 통합을 통해 대외적인 모양을 갖춘 후 순차적으로 사무실을 하나로 합치고, 중장기적으로 재무적인 통합을 꾀하고 있는 일부 로펌의 합병과는 다른 모습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거듭되는 합병 움직임 속에 로펌 합병의 노하우도 발전하고 있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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