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해마루

'수지 김 사건'등 사회적 이슈된 사건에 주도적 관여 천정배, 임종인, 전해철 등 참여정부에도 적극 참여

2004-09-17     김진원
얼마전 헌법재판소가 '양심상 병역 거부 행위'의 처벌조항인 병역법 88조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을 당시 이 결정을 특히 관심있게 지켜 본 변호사들이 있다.

법무법인 해마루의 임종인, 김수정 변호사 등이 그들인데, 이 사건의 대리인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법원 전원합의부에서 유죄 판결이 선고되고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이 나는 것으로 법적 시비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끄집어 내 이슈화시키고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를 이끌어 낸 실질적인 당사자들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8월 사건 발생 16년만에 유족들에게 42억원의 손해배상판결이 내려진 '수지 김 사건'도 전해철 변호사 등 법무법인 해마루의 변호사들에 의해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고 유족들의 한이 얼마나마 풀릴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외에도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갔던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 추진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사건마다 해마루의 변호사들이 알게 모르게 관여하고 있다.

최근에 터진 이른바 '만두파동'과 관련, 서울 YMCA가 추진중인 관련 소송도 해마루의 변호사 손을 거쳐 이미 소장을 내 놓은 상태.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어려운 일이 터질 때마다 시민들이 앞다퉈 법무법인 해마루를 찾아갈까.



이야기는 11년여 전인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하던 임종인, 천정배, 이덕우 세명의 변호사가 의기투합해 해마루합동법률사무소를 설립한 게 시작이라고 한다. 이덕우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창조에서 활동하고 있다.

초기부터 서울사무소 외에 기업체와 근로자들이 많이 있는 경기도 안산에 근거를 마련한 것도 특징인데, 지금도 공증업무를 수행하는 안산사무소가 주사무소로 돼 있다.

또 한 때 이름을 법무법인 안산으로 바꾼 적도 있지만 서울사무소가 업무의 중심임은 물론이다.

해마루 사람들은 "안산 지원과 지청이 생기기 훨씬 전에 해마루가 안산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왔다"고 강조한다.

안산에도 사무소…시국 사건 등에 앞장

이후 뜻을 함께하는 변호사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발전을 거듭해 왔는데, 특히 시국 사건이나 인권 관련 사건 처리에 앞장서 온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12명으로 늘어난 소속변호사 거의 대부분이 민변 소속으로 이른바 '민변 계열'의 대표적인 법률사무소로 분류되며, 소속변호사들은 정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인 천정배 의원(안산시 단원구갑)과 임종인 의원(안산시 상록구을)을 비롯해 소속변호사중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당원이 각각 절반정도씩 된다고 한다.

전해철 변호사는 지난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노무현 대통령도 변호사 시절 해마루에 몸담은 적이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밖에선 해마루가 참여정부들어 일종의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나 해마루 사람들은 "그런 사정들이 부담스러울 뿐"이라며 세간의 추측을 부인한다.

실제로 서울 서초동 교대4거리 인근의 성재빌딩 4층에 자리잡은 110평 남짓의 서울사무소는 외부에 알려진 해마루의 명성과는 거리가 느껴질 만큼 비좁은 게 현실이다.

해마루의 김수정 변호사는 "국회의원이 된 임종인 대표변호사의 방도 없애고 변호사들이 2명씩 방 하나씩을 쓰고 있다"며, "좀 더 넓은 사무실을 마련해 이사를 가고 싶지만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영역 확대에 신경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의 수임 못지않게 해마루가 최근들어 신경을 쓰는 대목은 중견 법무법인으로서의 업무 영역 확대.

이미 ▲부동산 ▲금융 ▲기업법무 ▲행정 ▲지적재산권 ▲공정거래 분야 등으로 팀을 이뤄 전문화의 깊이를 더해가는 한편 2001년 11월엔 강제집행연구소를 발족시켜 채권의 구체적인 이행까지 담보하는 '원 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를 지향하고 있다.

또 외부의 회계법인, 컨설팅 사무소 등과 네트워크를 구성, 법 이외의 서비스 제공 등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사건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고문회사가 꾸준히 늘어 해마루가 배포하고 있는 소개 팜프렛엔 37개의 고문회사 명단이 실려 있다.

신용보증기금, 삼성화재해상보험(주), 예금보험공사, (주)중앙상호저축은행, (주)솔로몬상호저축은행 등 금융 관련 회사가 많은 편이며,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토지공사 등도 눈에 띈다.

순 한글 이름인 해마루는 '해가 뜨는 산마루'라는 뜻으로, 해가 뜰 때 이 일대가 가장 환하다고 해마루 관계자는 전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