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로고스

이익 보다 윤리 먼저 생각하는 국내 유일의 기독법무법인정홍원 전 법무연수원장 영입…‘나라종금 꺽기 대출 사건’등 잇따른 승소

2004-09-17     김진원
법률회사와 기독교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기독법무법인인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강남의 삼성동의 도심공항타워 14층에 자리잡고 있는 법무법인 로고스에 들어서면 로비 바로 옆에 있는 이 법률회사에서 가장 큰 방이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다른 법률회사 같으면 대형 회의실이 위치할 장소인데 로고스엔 80석의 좌석이 배치된 예배실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로고스의 변호사들은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이 예배실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일주일을 시작한다.

또 수요일 점심시간에도 예배가 있는데, 수요일 예배엔 인근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까지 함께 모여 예배를 본다고 한다.

한마디로 로고스는 기독변호사들이 모인 기독법무법인으로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설립에서 구체적인 사건의 해결에 이르기까지 이런 배경을 떠나서는 법무법인 로고스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2000년 9월 기독변호사 15명이 시작

로고스가 설립된 것은 2000년 9월.

기독변호사 15명이 서울 역삼동에서 법무법인 로고스란 이름을 내걸고 업무를 시작했다.

로고스란 사물의 존재를 한정하는 보편적인 법칙, 이 법칙과 준칙을 인식하고 이를 따르는 분별과 이성을 뜻하는 헬라어로 기독교적, 성경적 의미로는 예수님을 뜻한다고 한다.

로고스측은 이어 “의뢰인들에게 단순한 법률서비스의 제공만을 해 드리는 게 아니라 예수님을 닮기 원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의뢰인들에게 중보자, 상담자, 위로자의 역할을 해드리고 의뢰인과 동행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함께 나누자”는 게 설립 취지이자 의뢰인을 대하는 기본 자세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윤리적이어야 겠지요. 법무법인으로서 이익이 안 나면 안되는데, 기독교적 바탕위에서 이익도 남기면서 법인을 운영해 가는 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3년 3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1년 넘게 일선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승규 대표변호사는 “바깥에서 로고스는 법률회사 같지 않다고 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며 “의뢰인들에게 무엇보다도 친절하게 대하고, 맡은 사건을 성실하게 처리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에 나선 15명의 면면도 간단하지 않았다.

재조시절 또는 이미 변호사로서 상당한 이름을 날리던 중견 변호사들로, 대표변호사인 양인평 전 부산고법원장과 전용태 전 대구지검장을 비롯해 당시 법조 실무 경력이 최하 10년 이상씩 되는 사법연수원 20기 이상의 변호사들이 뜻을 함께했다.

지분은 15명이 전원이 동등하게 갖기로 하는 등 '초대 교회(first church)'의 정신을 지켜 나가려 했다고 한다.

15명 전원이 구성원 변호사로 출발, 이후 소속변호사를 영입하며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데 구성원 변호사가 소속변호사보다 많은 것도 다른 법무법인들과는 다른 점이다.

27명의 변호사중 구성원 변호사가 절반이 넘는 17명으로 소속변호사만 충원되면 언제든지 세를 불릴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오세창 변호사는 “경험이 많은 구성원 변호사가 사건을 지휘하며 직접 일선에서 사건 처리에 나서는 게 큰 장점”이라며 “의뢰인들이 이런 시스템에 대해 무척 마음 든든해 하고 있으며, 만족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공적자금비리수사서 활약…최근엔 재건축 · 재개발 사건서 두각

로고스의 홈페이지(www.logoslaw.com)를 보면 ▲소송 및 중재 ▲지적재산권과 정보 통신▲기업 법무 일반 ▲고용 및 노무관계 ▲기업의 인수 합병(M&A) ▲조세 ▲금융 및 증권▲공증 ▲국제거래 등으로 업무영역이 나뉘어 있으나 그중에서도 특히 송무에 강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주로 맡아 처리하는 형사 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공적자금비리사건에서 수많은 기업인들을 대리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으며, 얼마전 1심 판결이 선고된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사건도 로고스에서 변호를 맡고 있다.

세간에 화제가 됐던 이른바 ‘도룡농 사건’도 로고스의 작품인데, 환경단체와 사찰 등이 도룡농과 함께 고속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천성산 터널공사 중지 가처분사건에서 피신청인인 고속철도공사를 대리해 승소했다. 재판부가 “도룡농에 대하여 당사자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해 유명해졌다.

대법원까지 이어진 ‘나라종금 꺽기 대출사건’에선 나라종금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회사들을 대리해 “꺽기 증자에 이용하기 위한 대출 약정 및 이 대출금 보전을 위한 주식 및 후순위채 재매입약정은 무효”라는 승소판결을 이끌어 냈다.

부동산과 관련된 사건도 두터운 변호사층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많이 처리하고 있다.

용인 난개발과 관련, 모 건설사를 상대로 한 조망권 소송과 분당 판테온리젠시 아파트 주민들이 성남시와 모 건설사를 상대로 낸 조망권 소송을 진행중이며, 국내 최대의 재건축 조합인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설립인가의 무효를 구하는 소송을 수행중이다.

최근에는 서울 성동구의 모 재개발 조합과 관련해 일반 분양공고가 나고 일반 분양이 접수 마감된 상태에서 조합의 관리처분계획의 집행정지를 받아내 조합원들의 권리구제에 앞장서기도 했다.

섭외 분야로도 꾸준히 영역을 넓혀 고속철도 개통과 관련, 건설교통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2003년 7월 철도산업발전기본법, 한국철도공사법, 한국철도시설공단법 등 이른바 철도 3법의 입안에 깊숙이 관여했다.

기독법무법인으로서의 특성은 로고스의 내부 운영과 대외 활동에도 이어지고 있다.

변호사를 뽑을 때 기독교 신자인 게 조건은 아니지만 월요일과 수요일 매주 2번의 예배엔 참석해야 하며, 로고스의 경영 방침과 문화에 화합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호일 변호사는 "소속변호사의 자격 요건을 기독교인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는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기독교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우리 법인의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기독법무법인으로서의 모습은 로고스의 대외활동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 설립을 추진중인 재단법인 아가페와 범죄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성시화 운동을 하는 홀리클럽, 재소자와 그 가족을 돕는 모임인 사단법인 기독교 세진회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양인평 대표변호사가 세진회의 대표이며, 아가페가 교도소 부지를 구입하는 데도 로고스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아가페는 도심공항타워에 있는 로고스의 사무실을 2년 정도 무상으로 쓰기도 했다.

김승규 대표변호사는 특히 검찰 간부로 있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7개국에 대한 법률지원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용훈 전 대법관이 회장으로 있는 ‘애드버킷 코리아(AK)’가 주축이 된 이들 국가에 대한 지원 사업을 돕고 있다는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법률 인프라가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 있다. 이런 노하우를 우리와 언어가 비슷한 알타이 계통의 7개국에 전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로고스는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있던 문흥수 변호사를 영입한 데 이어 최근 정홍원 전 법무연수원장을 공동대표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7월1일부터 공동 대표를 맡게 될 정 전 원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지난달 하순 검찰 인사를 앞두고 후배들을 위해 용퇴한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또 올초 3명의 연수원 출신 변호사 3명을 영입하는 등 로고스는 최근들어 발전에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김승규 대표는 "앞으로 실력있는 변호사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는 한편 성실한 변론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의뢰인에 대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생각”이라며, “그러면서도 기독법무법인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 한다”고 다시한번 힘주어 말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