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소변검사에서 필로폰 양성반응 나온 유흥업소 종업원에 무죄 선고

[부산지법] "손님이 몰래 탄 술 마셨을 가능성"

2023-03-22     김덕성

소변검사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온 유흥업소 종업원이 손님이 필로폰을 몰래 탄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정철희 판사는 2월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소 종업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1385).

A씨는 2020년 11월 2일경부터 11일경까지 사이에 부산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산보호관찰소에서 2020. 11. 11. 채취한 A씨의 소변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검사 감정결과에 의하면, 메트암페타민과 암페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정 판사는 먼저 대법원 판결(2006도735 등)을 인용,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①피고인은 보호관찰 기간 중에 보호관찰소에 자발적으로 소변을 제출하였고, 최초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 손님이 피고인 몰래 술에 필로폰을 타서 피고인에게 건네주어 피고인의 소변검사에게 필로폰이 검출되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의사로 필로폰을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피고인의 변소 가능성은 일응 수긍이 가는 점, ②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2020년 11월 초경 부산진구에 있는 모텔에서 B를 만나 함께 술을 마셨고, 물뽕을 당한 것 같아'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도 있는데, B는 당시 수형 중이었으므로 위 진술이 거짓이라거나 최초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다르게 진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①항의 피고인의 변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점, ③반면에 피고인이 필로폰을 투약한 일시나 장소, 방법이나 경위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피고인의 신체나 그 주변에 필로폰 등 마약 자체가 발견되거나 또는 피고인이 필로폰을 투약한 흔적(주사흔적이나 주사기 등)이 발견되었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본인의 의사로' 필로폰을 투약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A씨는 무죄라는 것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