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저조한 '세계 100대 로펌'

불확실성, 경쟁 치열 등 '뉴노멀' 나타나김앤장, 총매출액 기준 54위 차지

2017-10-05     김정덕
한국의 법률시장, 특히 로펌의 경기는 어떨까? 최근 미국의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와 영국의 Legal Week가 2016년 매출을 분석해 발표한 '세계 100대 로펌(The Global 100)'이 참고가 될 수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매출 기준 세계 100대 로펌들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의 저조한 성장(slowing growth)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성장지체와 광범위하게 퍼진 불확실성, 치열한 경쟁, 클라이언트로부터의 심한 가격인하 압력 등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RPL 증가율, 인플레이션율에 미달

무엇보다도 통계 수치가 이를 잘 말해준다. 개별 로펌의 매출을 모두 더한 100대 로펌의 2016년 총매출은 993억달러로 전년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변호사 1명당 매출(RPL)은 2014년에 비해 2.1% 떨어진 2015년 수준 즉, 81만 3000달러에 멈춰 있고, 전체 로펌의 순소득 증가율(total net income growth)은 2015년의 8.6%에서 지난해 단지 2.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6년간 글로벌 100대 로펌의 RPL 증가율은 5.7%로, 이 기간중 인플레이션에 크게 못 미친다고 아메리칸 로이어가 지적했다.

이러한 결과는 지분파트너 1명당 수익 즉, PEP(profit per equity partner) 감소로 이어진다. 100대 로펌의 지난해 PEP는 최근 7년간 최초로 감소를 기록, 전년 대비 0.5% 떨어진 159만달러로 나타났다.



전 세계 로펌 중 매출 1위는 지난해에 이어 Latham & Watkins가 차지했다. 3년 연속 1위로, 전체 변호사가 2280명인 Latham & Watkins는 28억 23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Baker & McKenzie, Kirkland & Ellis, Skadden Arps, DLA Piper의 순으로 많은 매출을 올렸다.

왁텔, 퀸 이매뉴엘 PEP 500만$대

반면 지분파트너 1명당 수익을 기준으로 한 PEP 순위에선, M&A 자문으로 유명한 전통의 Wachtell Lipton이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어 소송이 강한 Quinn Emmanuel과 Paul Weiss, Cravath Swaine & Moore, Kirkland & Ellis, Sullivan & Cromwell 등 미국의 로펌들이 차례대로 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전체 변호사 244명, 지분파트너가 81명인 Wachtell Lipton의 지난해 PEP는 580만달러. 매출은 7억 6500만달러로 매출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면 52위다.

이어 Quinn Emmanuel이 501만 5000달러의 PEP를 기록하며 Wachtell Lipton과 함께 500만달러 이상의 PEP를 기록한 단 2개의 로펌이 되었다. 지난해 모두 12억 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Quinn Emmanuel은 전체 변호사가 718명, 지분파트너는 162명이다.

100대 로펌 중 81개가 미국 로펌으로, 미국 로펌들은 verein으로 분류되는 Baker & McKenzie와 DLA Piper를 포함하여 총매출 '톱 5'도 석권하고 있다. 이어 총매출 7위를 차지한 Clifford Chance를 포함 영국 로펌 12곳이 100대 로펌에 포함되었으며, 캐나다 로펌 3곳, 중국 로펌 2곳(Dentons와 King & Wood), 호주 로펌 1곳(Ashurst)도 이름을 올렸으나,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에선 100대 로펌에 포함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일본 로펌도 없다.

김앤장, 5단계 뛰어올라

이런 가운데 김앤장이 한국 로펌으로는 유일하게 지난해 7억 4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54위를 기록,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김앤장은 지난해 평가에선 6억 8680만달러의 매출과 함께 세계 59위에 랭크되었으나, 매출이 늘며 올 평가에서 다섯 단계를 뛰어올랐다. PEP는 150만달러로 51위(2016년 46위). 아메리칸 로이어는 김앤장의 전체 변호사는 820명, 지분파트너는 130명으로 집계했다.

아메리칸 로이어는 세계 1, 2위 로펌의 성공비결도 추적했다. 7년째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Latham & Watkins는 매출액이 2016년에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런던과 독일에서의 투자가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는 게 아메리칸 로이어의 분석. Latham & Watkins는 두 나라에서 많은 수의 뛰어난 변호사들을 영입했다.

Latham, 8년간 10억$ 늘려

또 부가가치가 높은 법률서비스 시장의 성장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에서도 2009년 최악의 불경기 이후 10억달러의 매출 증가를 성취했는데, 합병을 통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Latham & Watkins는 지난 7년간 전체 변호사가 단지 21% 증가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전년 대비 1.9% 늘어난 26억 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데 그친 Baker & McKenzie에 대해선 Paul Rawlinson 회장의 말을 들어 브렉시트(Brexit)의 충격을 포함한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을 매출 증가가 둔화된 이유로 꼽았다. Baker & McKenzie는 PEP도 전년도와 비슷한 130만달러에 머물렀다. Paul Rawlinson에 따르면, 특히 어소시엣 변호사들의 급여가 뛰어오른 미국에서 급여가 증가하고, 토론토에서의 업무협력 공간 확보 등 여러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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