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 베트남 사무소 1단계는 성공적"

미얀마 진출 등 동남아 전초기지로 활용베트남 변호사 훈련 등 현지화 전략 주효

2013-10-30     권은오
지난 8월 13일,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에 위치한 법무법인 율촌에 뜻밖의 손님이 방문했다. 쩐 쫑 또안(TRAN TRONG TONG) 주한 베트남대사가 호치민과 하노이 두 곳에 현지사무소를 운영하는 율촌에 감사패를 전달하기 위해 직접 율촌 본사를 찾은 것.

한국 로펌 중 처음

베트남 대사가 한국 로펌에 감사패를 주기는 율촌이 처음으로, 쩐 대사는 이날 감사패를 전달하며 율촌이 현지사무소를 열어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에 노력한 공로를 크게 치하했다고 한다.

"1단계는 성공적이라고 봐요."

율촌의 베트남 · 동남아 팀장을 맡고 있는 양은용 변호사는 율촌의 베트남 진출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두 곳에 현지사무소를 운영하며 베트남에 진출하는 수많은 한국 기업을 뒷바라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율촌이 호치민에 현지사무소를 열어 진출한 것은 6년 전인 2007년 8월. 율촌은 이어 2년 반 뒤인 2010년 1월 하노이에도 사무소를 열어 서울과 호치민-하노이를 연결하는 3각 구도로 베트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07년 호치민 사무소 초대 대표로 부임해 4년간 베트남 현지에서 활약한 양 변호사에 따르면, 요즈음 베트남에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관련 기업 등의 중재나 소송 등 분쟁해결 관련 업무와 투자한 기업이 매물로 나오는 M&A 업무가 적지 않다고 한다.

소송 등 분쟁 이슈 많아

또 베트남 정부의 세무조사에 대한 대응 등 이전가격 이슈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항만, 철도, 교량 등 SOC 개발 관련 수요와 베트남 국영기업 중 비주력기업의 매각 작업도 기대된다는 게 양 변호사의 전망. 그는 "베트남 경기가 저점을 지나 2~3년 내에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에게 또 한 번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을 연지 꼭 6년의 시간이 흐른 율촌의 베트남 사무소는 그동안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과 관련된 수많은 거래를 수행했다. 경남기업이 하노이에 베트남 최고층 빌딩으로 건설한 경남하노이랜드마크와 하노이 롯데센터가 율촌이 법률자문을 맡은 대표적인 부동산개발사업. 경남하노이랜드마크사업의 경우 율촌은 사업 진행 및 자금조달에 관련된 각종 법률 자문, 아파트 분양계약, 호텔운영위탁계약, 오피스 장기임대 계약, 백화점 임대차 계약, 공사 관련 각종 문제에 대한 자문 등 사업 초기부터 준공 후 현재까지 사업 전반에 대한 법률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하노이 롯데센터 등 자문

또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형상화한 하노이 롯데센터는 당초 이 프로젝트의 시행회사였던 코랄리스(Coralis S.A.)의 주식을 인수하는 거래부터 자문하기 시작해 이후의 인허가 변경 등 다양한 자문을 제공,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율촌은 대우 측을 대리해 지난해 여름 마무리된 대우 하노이 호텔의 매각 과정에도 관여했다.

국내 로펌 중 세 번째쯤 베트남에 진출한 율촌이 성공적으로 베트남에 자리 잡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초대 호치민 대표를 맡아 4년간 현지에서 활약한 양은용 변호사는 처음부터 방점을 찍어 접근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베트남 변호사를 채용해 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하는 한편 2010년 베트남의 외국인투자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베트남 정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우창록 대표도 6년 전 호치민 사무소 설립 당시 "우리가 영미 로펌으로부터 배운 것을 베트남 로펌, 베트남 변호사들에게 전수할 것"이라고 현지화 전략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었다. 베트남대사가 이번에 율촌에 감사패를 준 것도 율촌의 이같은 노력과 기여를 평가했기 때문.

베트남 변호사 8명 포진

양은용 변호사에 따르면, 율촌의 호치민과 하노이 사무소에서 활동하는 베트남 변호사는 모두 8명으로, 율촌은 내년 초 이들 중 한 명을 미 로스쿨에 연수 보내 미국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양 변호사는 "베트남 변호사의 역량을 더욱 키워 그들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외국 기업 등에게 직접 베트남법, 베트남 진출에 대해 자문하려고 한다"며, "그것이 율촌의 베트남 사무소가 추구하는 2단계 목표"라고 소개했다.

또 하나 여러 국내 로펌이 북경과 상해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중국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중국이 아닌 베트남을 선택해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차별화 전략도 율촌의 베트남 진출 성공요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율촌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던 조환익 현 한국전력 사장과 함께 중국과 베트남을 돌아 본 우창록 대표가 "우리가 진출할 곳은 베트남"이라며, 호치민을 첫번째 해외진출 후보지로 선택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율촌이 북경사무소를 연 것은 2011년 5월, 하노이 사무소보다도 1년 늦게 중국에 닻을 내렸다.

베트남 이어 중국 진출



베트남 · 동남아팀을 가동하고 있는 율촌에게 호치민 현지법인 등 베트남 사무소는 일종의 동남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율촌은 호치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인근의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 전체에 걸쳐 폭넓은 자문을 수행하고 있으며, 하노이 사무소장을 맡았던 안우진 미국변호사가 태국과 미얀마를 오가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양은용 변호사는 "동남아 최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미얀마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고 동남아 비즈니스에 대한 의욕을 다시 한 번 나타냈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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