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과 연수원 출신

2012-03-01     김진원
"사법연수생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어요."

올 초 신입변호사 선발에서 연수원 출신을 많이 뽑은 주요 로펌의 대표가 한 말이다. 해마다 연수원을 수료하는 변호사 중에서 상당수를 채용해 온 이 로펌은 올해 대부분의 신입변호사를 로스쿨 졸업생들로 채웠다.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로스쿨 출신들의 스펙이 대단했어요. 좋은 사람 많이 뽑았다고 내부적으로도 고무되어 있지요. 연수원 출신은 또 성적을 많이 보는데, 판, 검사 임관 성적에 들지 않으면 좀 그래요."

올해 주요 로펌의 신입변호사 채용결과를 보면, 로스쿨 출신의 약진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연수원 출신들로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로스쿨 출신이 차지한 만큼 자리를 놓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수원 출신의 불만은 또 있다. 예외가 없지 않지만, 대개의 로펌에선 로스쿨 출신을 연수원 출신 변호사와 똑같이 대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로스쿨 출신은 물론 환영이다. 그러나 연수원 출신들은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로스쿨 출신과 연수원 출신 변호사가 함께 배출되면서 이와 유사한 과도기적인 현상이 여럿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연수원 출신이 불만을 토로할 필요도 없고, 로스쿨 졸업생이 무턱대고 좋아할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출신이 아니라 실력이고, 연수원 출신이나 로스쿨 출신이나 실무를 통해 능력을 입증해 보이면 저절로 해결될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 시장에 진출하는 로스쿨 1기생들의 책임이 무겁다. 그들이 로펌 등에서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로스쿨 제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리걸타임즈가 로펌의 추천을 받아 인터뷰한 로스쿨 출신 8명 중엔 단 한사람도 법대 출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들 8명의 예비변호사들은 도전정신 하나로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로펌에 당당하게 취업했다. 4월 중순 변호사시험 결과가 나오면 법원의 로클럭과 검사로도 로스쿨 출신이 많이 진출할 것이다.

지방대 로스쿨 출신의 취업난 등 과제가 적지 않다지만, 첫 졸업생을 배출한 로스쿨 제도가 당초의 취지대로 성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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