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의 외국 사법제도 시찰기

이동흡 재판관, "세계로 나아가는…헌법재판" 출간영, 중, 일어 병기…한국 헌법재판제도 소개 도움

2011-02-10     최기철
"다쟈(大家) 하오(好)"

2010년 10월 25일. 중국 북경의 인민대학 법학원을 찾은 이동흡 헌법재판관이 중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이 재판관은 이어 통역 없이 중국어로 한국의 헌법재판제도에 대한 특강을 시작했다. 40분 강의에 질의응답이 100분간 이어질 만큼 중국의 헌법 전문가, 교수와 학생으로 이루어진 100여명의 청중은 뜨겁게 반응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에 능통한 이 재판관이 국제회의 참석, 외국에서의 초청 강연 내용 등을 묶어 단행본으로 펴냈다.

책의 제목은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의 헌법재판".

미국, 몽골, 독일, 일본, 프랑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주요 나라의 사법부를 방문해 교류한 이 재판관의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는 독특한 저술이다.

2010년 7월 공식 출범한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의 창설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이 재판관의 국제감각과 세계를 향한 의욕은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외국의 사법제도 그 중에서도 법정시설이나 변론관행 등을 우리의 것과 비교하고 개선점을 찾는 데 많은 흥미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영어, 일어, 중국어도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틈틈히 공부해 외국의 법률가들과 교류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2006년 9월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된 그는 외국의 사법제도를 시찰할 기회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 때마다 외국의 사법제도를 시찰하면서 느낀 점 등을 메모해 두었다. 말하자면 이 책은 헌재 재판관으로서의 외국 방문기, 국제회의 참석기, 발표논문, 초청 강연 내용 등을 기행문의 형식에 담아 엮어 낸 것이다.

외국의 사법제도에 대한 그의 깊이있는 관찰에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한국의 헌법재판제도를 소개하는 내용이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로도 정리되어 있어 외국에 우리 헌법재판제도를 소개하는 책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 재판관도 머리말에서 "한국의 헌법재판제도가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를 선도하는 날이 오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소감을 적었다.

이 재판관은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제1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78년 판사가 되어 대법원 재판연구관, 헌재 헌법연구부장,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장, 수원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최기철 기자(lawch@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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