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 개방 당당하게 맞서자

2010-01-11     김진원
호랑이해를 시작하는 로펌들의 대내외 환경이 가파르다.

무엇보다도 코 앞으로 다가온 법률시장 개방이 발걸음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다. 영, 미의 로펌들은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고,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FTA협정은 마지막 빗장을 열어젖히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새해를 얼마 안 남긴 지난 연말.

리걸타임즈는 홍콩 현지 취재를 기획했다. 외국 유명로펌에서 성공한 한국계 변호사들의 활약상을 소개하자는 게 기획 의도였다. 그러나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의 24시를 취재하기 위해 홍콩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연말이라는 계절적인 요인도 있었겠지만, 여러 한국기업에 자문하고 있는 이들 중 상당수가 서울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두 명의 변호사는 몇 단계를 거쳐 알게 된 한국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곧바로 연결이 됐다. 바로 다음 날 만난 한 변호사는 "서울에 오면 한국과 홍콩의 휴대폰 2대를 함께 가지고 다닌다"며, "어느 번호로 전화해도 관계없다"고 안내했다. 우리말로 쓰여진 그의 명함 뒷면엔 물론 한국 휴대폰 번호가 친절하게 적혀 있었다.

정초부터 무거운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기자는 오히려 새해를 여는 한국 로펌들의 힘찬 출발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로펌에서 보내온 새해 신년사를 빼놓지 않고 읽어 보았다. 여러 로펌에서 시장개방에 착실하게 대비해 세계적인 로펌들과 당당히 맞서겠다는 의욕과 투지를 내보이고 있어 기자도 새삼 놀랐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고, 때로는 합병을 추진하며, 그동안 꾸준히 역량을 길러 온 한국의 로펌들이기에 이런 다짐이 단순한 덕담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한 메이저 로펌의 대표는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고도의 전문지식을 강화해 한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로펌의 대표는 "호황도 좋지만, 불황은 더 좋다"고 갈파한 한 일본 기업인의 말을 인용했다. 때는 바야흐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역설했다.

시장개방의 원년 또는 바로 직전 해가 될 공산이 큰 호랑이해를 한국의 변호사들은 이처럼 당차게 시작하고 있다. 마치 세계경제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해 내고 있는 한국경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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