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법 보완하려 생긴 게 형평법
보통법 보완하려 생긴 게 형평법
  • 기사출고 2009.04.2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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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진 변호사, '형평법' 번역 출간
법무법인 남산의 고문으로 있는 임동진 변호사가 새라 워딩턴(Sarah Worthington)이 쓴 '형평법(Equity)'을 번역해 내놓았다. 런던 정경대학 '클래런던 법서시리즈'로, 국내의 로스쿨 출범에 맞춰 출간돼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형평법
형평법은 보통법(Common Law)과 함께 영미법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과거 중세시대 영국은 영주들의 말이 곧 법이었다. 영지마다 각기 다른 법은 왕으로서는 영국을 통치하는데 큰 걸림돌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상식의 법', 즉 보통법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요건과 형식을 요구했던 보통법은 곧 부당하고 형평에 반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형평법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겼다.

형평법이 이룩한 업적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 변호사는 신탁(Trust)과 금반언(Estoppel)이라는 뛰어난 법리의 확립, 다양하고 융통성 있는 인정션(injunction)제도, 물건의 점유를 상실한 소유자의 추급권 확대, 금전에 의한 손해배상이라면 웃으면서 이행하겠다는 간악한 채무자에게 계약의 특정이행(specific enforcement)을 명하여 이에 불응할 경우 법정모욕죄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계약대로 이행하지 않을 수 없도록 강제하는 일, 주의의무(duty of care)와 과실(negligence) 책임 분야의 개척, 신임관계(fiduciary relations)와 수임자의 충실의무(duty of loyalty), 채권자 또는 채무자를 위한 계약의 재해석, 불공정한 법률행위 등 융통성 있는 계약 취소사유의 인정, 절차법상 증거개시절차(discovery)의 도입 등 형평법이 영미법에 공헌한 바가 지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수 '비'가 하와이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 등 영미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형평법에 대한 소개서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출간된 이 책은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임 변호사는 "보통법이라는 경직된 법체계를 형평법이 어떻게 시정해 보려고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대륙법의 현실에 대한 반성적 관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서문에 적고 있다. 법무법인 남산에서 고문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는 임 변호사의 네번째 번역서이다. 새라 워딩턴 여사는 런던 정경대학의 법학부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도서출판 小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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