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지성 합병 이후
지평-지성 합병 이후
  • 기사출고 2008.06.0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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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만들다 보면, 마감이 가까와 올수록 큰 뉴스가 터지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김진원 기자
5월도 예외가 아니었다. 20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환송후 재판을 시작으로 변호사시험법안이 공개되고, 창립 20주년을 맞은 민변의 기념행사가 줄을 이었다. 이런 와중에 발표된 법무법인 지평과 지성의 전격 합병 선언은 뉴스 중의 뉴스였다. 시기적으로 거의 맨 마지막에 나온 지평과 지성의 합병 소식이 커버스토리를 장식하게 됐다.

지평과 지성의 합병은 의미가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또 한번의 로펌 합병, 또 하나의 대형로펌 탄생 정도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한, 두 달 뒤에 탄생할 통합로펌이 3세대 로펌쯤에 해당하는 신세대 로펌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두 로펌 관계자들은 법률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말은 아니지만, 기존의 대형로펌들과는 색다른 업무스타일과 또 다른 문화를 추구할 것이이라고 두 로펌 관계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두 로펌은 대형로펌 중 변호사들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는 '젊은 로펌'이며, 대형 로펌에서 독립해 거의 맨주먹으로 로펌업계의 틈새시장을 파고 든 벤처로펌들이다. 벤처기업에 특화했다는 게 아니라 프런티어 정신이 강하다는 의미다.

이런 두 로펌이 하나가 돼 변호사 125명의 메이저 로펌이 되겠다고 합병을 선언했다. 지성의 한 관계자가 말했다. "대형화만 너무 강조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는 대형화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아시아의 명문 로펌이 되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의 비즈니스는 물론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지역에 확보된 교두보를 발판삼아 해외 비즈니스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이 정도의 규모와 조직은 갖춰야 겠기에 합병을 추진했습니다."

지평의 변호사는 또 이렇게 말했다. "소속 변호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로펌의 민주적 의사결정과 기업의 진정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대(對) 고객 서비스 강화 등 바람직한 로펌 문화를 정립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평지성이 통합을 계기로 새 로펌 문화를 선도하려고 합니다."

다른 로펌들은 지평과 지성의 합병 선언에 주목하며,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대형화와 함께 새 바람을 주도하겠다는 지평지성의 다짐에 긴장하고 있다. 또 중형로펌들 사이에선 솔직히 표현해 두 로펌의 합병선언을 부러워하는 눈치도 감지되고 있다.

지평과 지성은 분과위 협의 등을 계속하며, 통합로펌의 세부적인 매뉴얼을 짜 나가고 있다. 물론 로펌의 새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는 기본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5월의 푸르름속에 날아 든 지평과 지성의 합병 소식이 우리 로펌업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도약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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