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알고 떠나자"
"은퇴이민 알고 떠나자"
  • 기사출고 2008.05.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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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규 미국변호사 '은퇴이민 떠나기 전에…' 펴내은퇴이민의 '알파와 오메가' 상담 사례 핵심 담아
2006년 어느 날 필리핀 마닐라 공항의 입국심사대.

필리핀으로 은퇴이민을 온 한국인 A씨가 얼굴이 사색이 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장밋빛 꿈을 안고 필리핀으로 왔지만, 공항도 못 빠져나가고 전 재산을 몰수당하게 됐기 때문이다. A씨는 환율을 유리하게 받을 요량으로 2억여원을 한국에서 필리핀 통화로 환전해 필리핀에 입국했다. 그러나 입국할 때 이 돈을 미리 신고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것이다. 필리핀에서는 거액의 필리핀 통화를 가지고 입국하려면 반드시 중앙은행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A씨는 출국할 때 한국에서 신고했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현금 전액을 몰수당했다.

은퇴이민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은퇴이민 선호국인 필리핀의 경우 은퇴비자 발급 건수가 2000년도에 비해 2007년도에는 70배가 증가했다. '동남아에서 1억~2억원만 있으면 황제처럼 살 수 있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 없이 무작정 떠났다가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A씨처럼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은퇴이민을 떠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은퇴이민 떠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50가지'. 저자는 이민 전문인 홍영규 미국변호사다. 은퇴이민에 대해 실무적으로 해설한 책이 많지 않아 벌써부터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홍 변호사는 성공적인 은퇴이민을 위해 알아야 할 첫번째로 이민에 대한 환상부터 깨라고 강조한다. '태국에서 월 200만원이면 편히 살 수 있다'는 식의 말만 믿고 따라 나섰다간 그 값을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은퇴이민 후 빨리 정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산은 돈이 아니라 정신자세"라고 지적했다. 평생 쓸 돈을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닌 이상, 이주 후 5년이 지나면 재산을 가지고 가나 맨몸으로 가나 똑같아 진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이주 후엔 완전한 정착을 위해 성실히 일할 것을 권했다.

8년간 이민전문회사 운영

모두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은퇴이민의 장점 ▲은퇴이민 성공을 위해 꼭 알아야 할 6가지 ▲은퇴이민을 위한 성공하는 자산 관리법 7가지 ▲해외부동산 투자전략 ▲해외창업과 취업 ▲은퇴이민국가 선정기준 ▲최근 주목받는 이민 대상국 등 은퇴이민에 대한 알파와 오메가를 망라하고 있다. 8년간 해외 이민전문회사를 운영해 온 필자의 실무경험이 곳곳에 녹아있다. 홍 변호사가 직접 상담했던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중 핵심만 추려 책에 반영했다고 한다.

각국의 이민제도를 도표를 통해 알기 쉽게 정리한 것도 이 책의 특징. 미국 E-2비자 신청절차와 요건, 투자이민을 통한 영주권 획득절차 흐름도 등도 들어 있다.

홍 변호사는 최근 은퇴이민자들의 관심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과 관련, 50대들이 선호하는 이민국인 말레이시아를 소개했다. 말레이지아 사람들의 편안하고 여유있는 국민성과 함께 말레이지아 정부가 2003년말부터 도입한 MM2H(Malaysia My second Home)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란다. 이 프로그램 참가자에게는 5년짜리 거주비자가 주어지며 계속 연장할 수 있는 등 여러 혜택이 있다.

"은퇴이민의 현실을 제대로 알려주고, 노후 설계의 길잡이가 되자는 게 이 책의 목적입니다."

홍 변호사는 "은퇴후에는 돈과 성공 보다는 인생의 참다운 의미를 찾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책 머리에 적고 있다.

최기철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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