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개업시즌에
변호사 개업시즌에
  • 기사출고 2008.04.0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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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개업시즌이다. 로펌들이 변호사를 영입하는 계절이다. 지난 1월 하순 연수원 문을 나서는 새내기 변호사들의 채용으로 시작된 변호사 영입이 판, 검사 출신을 거쳐 4월부터 합류하는 군법무관 전역자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진원 기자
개업소연이 잇따라 열리며, 축하 난을 보내는 꽃집과 출장부페 업체가 모처럼 반짝 특수를 누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신문과 잡지의 언론매체에도 법정과 검찰청사에서 이름을 들었던 중견 법조인들의 변호사 광고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올 리쿠르트 시장의 특징은 판사 출신의 로펌행과 세 확대를 추진하는 중견 로펌의 약진이다. 법원장에서 평판사에 이르기까지 단독개업 대신 로펌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있다. 변호사 개업을 도와주는 개업 컨설팅 회사에선 판, 검사들이 로펌을 선호하는 바람에 재미가 예전같지 않다는 소리도 들린다. 당초 기업자문에서 시작한 로펌이 판, 검사 출신을 영입하며 송무 사건마저 휩쓸고 있는 것이다. 법률의 종합병원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변호사들의 영입은 로펌의 대형화로 나타나고 있다. 경쟁력 강화의 한 모습이다. 100명이 넘는 상당한 규모의 로펌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으며, 소속 변호사가 수백명에 이르는 거대 로펌의 출현도 멀지 않아 보인다.



로펌의 대형화는 법률서비스의 수요자인 기업과 개인들에게도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로펌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사건에 따라서는 덤핑이 횡행하는 등 출혈적인 가격경쟁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로펌들은 서로 상대방에게 덤핑을 자제하라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법률사무소의 문턱이 낮아지는 반사적인 효과를 보는 셈이다. 경쟁의 산물이다.

그러나 대형화엔 항상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로펌으로서는 상당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매년 변호사를 늘려가고 있는 한 로펌의 변호사는 소속 로펌의 발전을 반기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미국 로펌들만 해도 서브프라임 사태가 확산되며 조심스러워한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세계 10위권을 바라보는 우리 경제 규모에 비춰볼 때 시장은 여전히 성장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로펌의 규모 확대를 수용할 만하다. 상갓집에서 만난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분야에 따라 일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아직은 변호사를 뽑으면 그만큼 일이 늘어나는 발전적인 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업의 투자가 일어나야 활발해지는 증권발행 등의 업무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로펌이 규모를 늘리는 배경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국내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하려는 뜻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다짐대로 기업의 투자 및 경제활성화가 순조롭게 가시화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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