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미국식 로스쿨의 성공
한국에서의 미국식 로스쿨의 성공
  • 기사출고 2022.11.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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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 로스쿨 설립 20돌…졸업생 70%가 미 변시 합격

"20년은 한 인간이 성숙하는 데 필요한 시간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남자는 스무 살이 되면 전쟁에 나가야 하고 주님 앞에 기얼될 만한 일을 했습니다. 오늘 한동국제법률대학원이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우리는 초대 김영길 총장의 신념, 이상기 교수의 희망, 초대 원장인 Lynn Buzzard의 사랑을 기억하며, 스무 살 성인이 된 한동 로스쿨이 한국의 법조계에 앞으로 더 귀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 11월 18일 서울 대치동의 서울 그랜드힐컨벤션에서 한동 로스쿨(Handong International Law School, HILS)의 설립 2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동 로스쿨은 2002년에 경북 포항에서 문을 연 한국에 있는 유일한 미국식 로스쿨이자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운영되는 세계 유일의 미국식 로스쿨로, 지난해 12월에 졸업한 18기까지 모두 75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중 70%가 넘는 545명이 미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으며, 한동 출신 미 변호사들은 국내외 기업의 사내변호사, 로펌 등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미국식 로스쿨인 한동 로스쿨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11월 18일 졸업생들이 많이 활동하는 서울에서 열린 설립 20주년 행사에 참석한 졸업생, 재학생들이 Eric Enlow 원장, 교수진들과 함께 한동의 스무 살을 축하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미국식 로스쿨인 한동 로스쿨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11월 18일 졸업생들이 많이 활동하는 서울에서 열린 설립 20주년 행사에 참석한 졸업생, 재학생들이 Eric Enlow 원장, 교수진들과 함께 한동의 스무 살을 축하하고 있다.

이날 20주년 행사에서 만난 한동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무엇보다도 미국까지 가지 않고 한국에서 미 로스쿨을 다녀 미국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한동 로스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한동 로스쿨에 다시 진학해 미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지금은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서 외국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동의 한 졸업생은 "특허 변호사가 되고 싶어 미국 로스쿨을 알아보았는데 당시 결혼해 가족이 있는 상황이라 미국 현지에 있는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웠다"며 "한국에 미국에 있는 로스쿨과 똑같은 미국 로스쿨인 한동 로스쿨이 있는 걸 알게 되어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고 한동 입학 당시를 회고했다.

3년 JD 과정의 한 학년 정원은 50명. 설립 초기엔 입학생이 정원에 미치지 못하는 해도 없지 않았지만, 졸업생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함께 인기를 끌며 지금은 평균 2대 1 정도의 경쟁을 뛰어넘어야 한국에 있는 미국 로스쿨인 한동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다.

한동 로스쿨 학생들의 입학 전 경력을 살펴보면, 국내외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곧바로 진학한 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앞에 소개한 예처럼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 변호사가 되기 위해 다시 한동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현재 한동 로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인 또 다른 학생은 한전에서 8년 근무하다가 미 변호사가 되고 싶어 한동에 입학했다고 했으며, 북경에 있는 중국정법대학을 나온 한 중국인 중국변호사는 미국변호사 자격도 갖추고 싶은데 마침 한국에 미국 로스쿨이 있어 한동 로스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다가 올해 다시 한동 로스쿨에 입학한 L1 정주은씨는 언니도 한동 로스쿨 출신의 미국변호사인 자매가 동문인 경우다.

한동 로스쿨을 나와 미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한동 출신 변호사들은 한국은 물론 미국, 중동 등에 위치한 많은 기업의 사내변호사나 국내외 로펌, 특허법인, 공공기관, 공익법센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기업체 사내변호사로 가장 많이 진출하고 있다. 현재 기업체 사내변호사로 활동하는 한동 출신 변호사는 약 300명. 국내 주요 로펌의 한 파트너는 "한동 출신 미국변호사들이 사내변호사 영역을 꽉 잡고 있다"고 한동 출신의 활약상을 전하기도 했다. 또 국내외 로펌에서 근무하는 한동 출신 로펌 변호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에 직접 로펌을 설립한 졸업생들도 있다.

졸업생들의 활약에서 알 수 있듯이 설립 20년을 넘긴 한동 로스쿨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졸업생 약 150명, 재학생 약 120명과 국내외 로펌 관계자 등 모두 300여명이 참석한 설립 20주년 기념행사는 다름 아닌 한동 로스쿨의 성공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동 로스쿨 관계자는 "한동 출신들은 국내 유일의 미국식 로스쿨 교육을 통해 미국법에 대한 이해와 영어구사 능력을 높이 평가받을 뿐 아니라 정직과 성실을 강조하는 로스쿨의 학풍의 영향을 받아 주요 로펌과 기업체, 공공기관 등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며 "한동은 21세기 국제화 및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는 법률 인재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20주년 기념행사엔 한동 로스쿨 석좌교수인 최대권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명예회장과 윤세리 명예대표변호사, 법무법인 피터앤김의 김갑유 대표변호사와 한민오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의 박현주 외국변호사, 최재형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2003년 여름 학기에 '합작법인(JV) 설립' 강의를 담당했던 미국 로펌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의 김종한 미국변호사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또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한동 로스쿨 설립 20주년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