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와 그림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오페라와 그림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 기사출고 2007.11.2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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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변호사,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출간오페라 걸작 13편의 숨은 이야기 명화와 함께 소개
오페라와 그림이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장 겸 부행장으로 있는 조윤선 변호사가 이에 대한 답이라도 내놓듯 최근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시공사)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법조인이자 금융인인 그녀는 '오페라 칼럼니스트' 명함을 하나 더 얹어도 손색없을 만큼 오페라에 대한 깊이 있는 안목과 식견을 자랑한다. 이 책도 2년간 한 월간잡지에 기고한 글이 바탕이 됐다고 한다.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 불후의 명화 속에 담긴 오페라 이야기쯤 된다.

책에는 모두 13편의 오페라가 소개돼 있다. 소설이나 희곡이 오페라로 탄생되기까지의 숨은 이야기는 물론 당시의 풍습과 역사, 주인공들의 생각이 그녀의 섬세한 문체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그 오페라를 주제로 한 명화를 감상하는 즐거움이다. 마치 책 한 권을 읽으며 수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 오페라가 초연될 당시의 무대와 거리로 여행을 떠난다고 할까. 명화들 중엔 이미 우리에게 친숙해진 작품들도 없지 않아 새로 알게 된 명화속의 오페라 이야기가 더욱 새로운 감동을 준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 오페라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가 여러 장의 그림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작가 뒤마피스의 희곡인 '동백꽃을 든 여인'을 오페라로 만든 이 작품은 당시의 실존 인물로 사교계의 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코르티잔' 알퐁신 마리 뒤플레시스가 모델이다. 오페라에서는 뒤플레시스가 23세의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으로 쓸쓸히 죽어가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제 그녀는 부자 후견인들에 둘러싸인 채 마지막 순간을 맞았다고 한다. 조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유명 화가들은 뒤플레시스와 같은 코르티잔들을 자주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조 변호사도 '라 트라비아타'를 설명하며, 코르티잔을 모델로 한 여러 그림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오페라는 문외한에게 자신의 모습을 친절하게 내보이는 그런 장르는 아닙니다. 오히려 '생각 있으면 네가 먼저 다가와 봐'라며 눈을 내리깔고 도도하게 굴기만 하죠."

조 변호사는 그러나 "오페라는 맘에 드는 한 구석만 찾아내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전방위 예술"이라며, "무용, 미술, 연출, 연기 등 그 어떤 것 하나 만에라도 친근감을 느끼면, 오페라는 대번에 마법처럼 빨아들이고 만다"고 오페라 예찬론을 폈다.

◇조윤선 변호사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조 변호사는 1994년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뉴욕의 콜럼비아 로스쿨에서 석사과정(LL.M.)을 마치고, 뉴욕에 있는 로펌과 워싱턴 D.C.의 연방항소법원에서도 일했다. 2002년 대선 땐 한나라당 선거대책위 대변인을 맡아 활약했으며, 김&장에 있다가 올 초 씨티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예술이란 취하는 사람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는 바람과 달과 같은 존재일 것'이라는 소동파의 예술관에 공감한다는 그녀는 "달도 삼키고 바람도 보듬는 그런 마음의 부자로 살고 싶다"고 책 서문에서 적고 있다. 오페라가 그림을 만났을 때의 모습이 연상되는 듯하다.

김숙현 기자(sh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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