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이달의 로펌] '한국계 호주 로펌' H&H Lawyers
[리걸타임즈 이달의 로펌] '한국계 호주 로펌' H&H Lawyers
  • 기사출고 2022.05.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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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설립부터 청산까지'
濠 진출 韓 기업에 원스톱 서비스

1994년 여름, 당시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오금중 2학년생이었던, 지금은 호주의 대표적인 한국계 로펌으로 발전한 H&H Lawyers의 대표변호사가 된 홍경일 변호사는 이번 여행이 호주로의 조기유학이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고모가 살고 있는 호주 골드코스트에 가족여행을 왔다가 아버지의 권유와 결단으로 두 살 아래의 남동생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갑작스럽게 호주 유학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인생은 우연히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던가. 아버지의 결단으로 동생과 함께 호주에 남겨진 그는 호주에서 중 · 고교를 마치고 본드대(Bond University) 법대를 나와 2004년 뉴사우스웨일즈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호주의 대표적인 한국계 로펌인 H&H Lawyers의 홍경일 대표변호사(좌)와 조옥아 변호사. 리걸타임즈가 최근 한국을 방문한 두 변호사를 인터뷰했다.
◇호주의 대표적인 한국계 로펌인 H&H Lawyers의 홍경일 대표변호사(좌)와 조옥아 변호사. 리걸타임즈가 최근 한국을 방문한 두 변호사를 인터뷰했다.

"미리 계획하지 않은 유학생활인데다 영어실력도 부족해서 처음엔 많이 힘들고 당황스럽기도 했죠." 

하지만 친구들과 운동하기를 좋아했던 그는 금방 학교생활과 호주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고, 본드대 법학과 마지막 학기엔 운 좋게 시카고에 있는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호주한인변협 회장 활약

서울의 중학교 친구들 사이에 '여름방학 때 놀러 갔다가 방학이 끝나고 돌아오지 않은 아이'로 기억이 남은 홍 변호사는 그러나 호주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계 변호사로 경력을 더해가고 있다. 올해로 변호사 경력 19년째인 그는 2020년부터 다시 호주한인변호사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호주에서 한중일 기업과 정부기관을 많이 대리하는 대표적인 호주 로펌이자, 호주 로펌 중 한국계 변호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 H&H Lawyers의 대표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H&H Lawyers는 일본계 최초의 호주변호사인 유키오 하야시(Yukio Hayashi) 변호사가 1996년 설립한 26년의 역사가 쌓인 로펌으로, 홍 변호사가 합류하며 2014년 'HAYASHI & HONG'으로, 2016년 다시 하야시 변호사와 홍 변호사의 이름 첫 글자를 딴 'H&H'로 이름을 바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드니와 멜버른 두 곳에 사무소를 운영하는 H&H Lawyers의 전체 변호사는 한국계 변호사 20명을 포함해 모두 33명. 일본계와 중국계 변호사도 각각 4~6명씩 포진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법대를 나와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흥국생명 사내변호사 출신의 조옥아 변호사와 변시 2회 출신의 김보영 변호사 등 한국변호사 2명도 시드니 사무소에서 함께 자문하고 있다.

한국계 20명 포함 변호사 33명

리걸타임즈가 4월 하순 한국을 방문한 홍경일, 조옥아 두 변호사를 인터뷰했다. 이번 한국 방문은 한국의 고객기업 및 한국 로펌들과 업무영역을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강화하거나 또는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어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 면제가 시행되자 곧바로 추진했다고 한다. 홍 변호사는 특히 "H&H Lawyers가 한국 법인들의 업무를 많이 진행하다 보니 산업분야와 업무영역이 매우 다양해지는 등 지난 3~4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게 되었다"고 소개하고, 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에 대한 한국기업의 호주 투자현황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고자 한국을 찾게 되었다고 이번 방한의 취지를 강조했다.

한국 대형로펌 출신도 합류

홍 변호사에 따르면, H&H Lawyers는 최근 호주의 대형 로펌에서 30년 이상 기업법무는 물론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해외투자 분야에서 자문을 많이 한 3명의 중견 호주변호사와 한국의 대형로펌에서도 근무한 안성진 호주변호사를 새롭게 영입했다.

◇홍경일 변호사가 H&H Lawyers의 강점과 최근 업무사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홍경일 변호사가 H&H Lawyers의 강점과 최근 업무사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먼저 한국기업 등의 호주 투자 전망은 어떻습니까?

"최근 5년간 한국기업들이 호주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고 이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호주가 코로나 상황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처하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어 전 세계적으로 호주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깨끗한 자연환경이라는 호주의 특성상 향후 5~10년간 신재생에너지와 건설, 그리고 부동산 투자 및 개발 분야에 한국기업들의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2년 현재 기준으로는 한화디펜스와 에너지를 포함한 한화그룹, GS건설, 현대로템, 삼성물산과 같은 기업들이 호주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미 호주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법인을 운영해온 기업들로는 포스코, 현대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농심 등이 있습니다.

KEB 하나, 우리, 신한銀 라이선스 취득

이에 더하여 최근 한국 은행들의 호주시장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현재 KEB 하나, 우리, 신한은행이 이미 호주에서 뱅킹 라이선스를 취득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으며, NH은행도 곧 뱅킹 라이선스 취득을 앞두고 있습니다."

-H&H Lawyers는 한국기업 등을 상대로 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까?

"저희 H&H에서는 한국기업들에게 호주 법인 설립부터 기업 인수 · 합병, 부동산 투자, 인사노무, 지식재산권 등에 이르기까지 호주에서 법인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호주 법인 운영과 관련하여 소송 등 분쟁이 발생하거나 호주 공정거래위원회인 ACCC 등 규제기관 대응까지 총 망라해 자문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는데, 까다롭기로 유명한 호주에서의 주재원 비자발급을 포함하여 호주 법인 설립부터 법인 청산까지 원스톱으로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한국의 한 대기업이 호주에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을 하다가 청산을 한 사례가 있는데, 저희 법인이 해당 기업의 호주 진출부터 사업 철수까지 총괄하여 법률자문을 하였습니다.

또한 저희 사무실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다국적 고객들과 해당 고객들의 모국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변호사가 상주하며 한국기업, 협력관계에 있는 한국 로펌과도 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확보하며 상호간 업무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H&H Lawyers는 2015년경부터 시드니총영사관, 코트라, 호주대사관, 한국관광공사, 예금보험공사 등 한국의 정부기관과 한국전력, 광물자원공사와 같은 공기업에 대해서도 법률자문과 필요로 하는 연구용역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화케미칼 와라군디 농경지 매각 자문

홍 변호사는 H&H Lawyers가 수행한 업무사례로 2021년 한화케미칼을 대리해 한화케미칼이 태양광 사업을 위해 확보했던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즈주 와라군디(Warragundi)의 농경지와 자산 매각, water license 양도 등 약 3천만 호주달러(우리돈 약 270억원)의 딜에 자문한 것을 가장 먼저 소개했다. 이 딜에서 H&H Lawyers는 한화케미칼과 매수인간 협상, 실사, 계약 체결 등 전 과정에 걸쳐 자문했다.

◇H&H Lawyers의 조옥아 변호사(좌)와 홍경일 대표변호사가 리걸타임즈와 인터뷰를 갖고, H&H Lawyers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H&H Lawyers의 조옥아 변호사(좌)와 홍경일 대표변호사가 리걸타임즈와 인터뷰를 갖고, H&H Lawyers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 한국인이 호주에 코로나 마스크 제조회사를 설립해 대박을 터뜨린 회사를 대리해 최근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돕고, 주식인수계약 등과 관련해 자문한 거래, 예금보험공사를 대리해 뉴사우스웨일즈주와 빅토리아주 대법원에서 채무자를 상대로 한 한국 법원의 판결문 등록 및 집행절차를 대리한 사건 등이 최근 H&H Lawyers가 수행한 한국 관련 업무의 앞자리에 올라 있다. 예보공사 집행 관련 업무에선 특히 상대방이 한국 판결문의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한국법을 잘 아는 조옥아 변호사가 한국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상공적으로 방어했는데, 올 3월 선고된 뉴사우스웨일즈주 대법원의 판결문에 조 변호사의 진술내용이 조 변호사의 영어 이름과 함께 기재되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호주 법원에서 한국법의 내용이 문제될 경우 한국변호사로서 해당 사안에 대하여 분석하고 설명해 승소에 일조하기도 하는데, 이번 사건에선 영어로 된 호주 법원 판결문에 제 이름 석자가 영어로 기재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이자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中 보험그룹도 자문

한국기업뿐만 아니라 중국기업, 일본기업에 대한 자문 또는 소송 대리도 H&H Lawyers가 단골로 수행하는 업무로, H&H Lawyers는 시드니에 있는 쉐라톤호텔의 소유자인 중국의 Sunshine Insurance Group에 홍콩 IPO와 관련해 호주 사업에 대한 법률실사(DD) 등 자문을 제공하고, 기업 재무구조 재설계 목적의 2억 호주달러 규모 어음 발행과 관련해서도 자문했다.

홍경일 변호사는 H&H Lawyers가 호주 법조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 로펌이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한중일과 관련된 크로스보더 업무가 주력 업무분야로, 33명의 전체 변호사 중 절반이 훨씬 넘는 변호사가 한국계, 일본계, 중국계 변호사라는 사실이 H&H Lawyers의 이러한 강점을 잘 말해준다.

홍 변호사는 "H&H Lawyers의 변호사와 전문가 그룹은 호주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의 풍부한 해외 업무경험을 통해 각 나라의 기업구조와 문화에 대하여 심도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객의 상황에 최적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한국법과 연관된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H&H Lawyers 소속의 한국변호사들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크로스보더 로펌으로서의 높은 역량을 거듭 강조했다. H&H Lawyers는 이러한 강점을 내세워 호주 진출 한국기업을 상대로 주재원 비자 발급부터 청산까지 커버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비스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