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칼럼] 로펌의 인재쟁탈전
[리걸타임즈 칼럼] 로펌의 인재쟁탈전
  • 기사출고 2022.03.0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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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미래의 파트너들입니다."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들이 로펌에 처음 입사하면 선배 파트너들로부터 듣는 말이라고 한다. 인적 회사의 성격이 강한 법률회사에선 인재가 곧 자산이고, 선배 파트너들을 이어받아 장차 클라이언트를 관리하고, 자문을 주도할 어소 후배들이 로펌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자원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리걸타임즈가 지난해에 이어 3월호에 기업법무의 라이징스타 특집을 마련했다. 한국 로펌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주자 100명을 선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더욱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떠오르는 별들의 면면에서 한국 로펌의 발전하는 모습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시험 출신의 파트너 진입이 늘어나고 한층 가속화되는 느낌이다.

◇김진원 기자
◇김진원 기자

이번호를 준비하면서 확인한 또 한 가지는 한국 로펌들 사이에서도 영미 로펌의 'talent war'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소, 중견변호사를 가리지 않고 변호사의 이동, 영입 경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로펌마다 공표를 하지 않아 그렇지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로펌의 인재쟁탈전은 비등점이 훨씬 올라가 있다.

특정 로펌의 핵심 업무분야에서 활약하던 파트너 변호사가 경쟁 로펌의 그룹장으로 말을 갈아타는가 하면, 연이어 여러 명의 변호사를 빼앗긴 로펌에선 대표변호사가 전화를 걸어 상대 로펌의 대표에게 항의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근 경쟁 로펌으로부터 복수의 인재를 영입한 메이저 로펌의 리쿠르트 담당 변호사는 "10년 전 그 로펌에 잘 나가는 파트너 변호사를 빼앗긴 적이 있는데 이번에 복수했다"는 말로 로펌간 인재 경쟁의 치열한 단면을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변호사협회(IBA) Young Lawyer's Committee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젊은 변호사들이 직장을 옮기는 이유는 보수, 성장기회 결여,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의 순서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변호사들이 로펌을 옮기는 이유와 꼭 같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참고할 만한 설문조사 결과라고 할 것이다.

얼마 전 국세청 자료가 공개되며 주요 로펌의 매출액 순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라이징스타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장래의 로펌 판도는 기성 파트너들이 포진한 현재와는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로펌의 미래는 현재 한창 부상하고 있는 미래세대들이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요 로펌마다 리쿠르트 담당 변호사를 두고 신입변호사 채용부터 중견변호사 영입에 이르기까지 시너지를 극대화할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펌의 인재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