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은 검사 출신을 좋아한다
로펌은 검사 출신을 좋아한다
  • 기사출고 2004.07.2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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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변호사, 고문으로 영입…중견 검사들도 로펌행
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로펌행이 이어지고 있다.

검사장급 이상의 검찰 간부 출신들이 대표변호사나 고문으로 영입돼 기존의 멤버들과 함께 지휘부를 형성하는가 하면 로펌내의 형사팀에 포진해 형사 관련 사건을 도맡아 처리하는 중견 검사 출신 변호사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로펌에서 검사 출신 변호사를 만나는 것은 더이상 어렵지 않으며, 경영과 사건 처리 일선에서 검찰 출신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어지는 로펌행

정홍원 대표변호사
지난 5월말에 있은 검찰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전격 사퇴한 정홍원 전 법무연수원장은 7월1일부터 법무법인 로고스의 공동대표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법무법인 로고스는 정 전 원장외에 김승규 전 대검차장과 전용태 전 대구지검장이 양인평 전 부산고법원장과 함께 지휘부를 구성, 4명의 공동대표변호사중 3명을 검찰 출신이 맡고 있다.

◇신언용
의정부지청장과 서울 동부지청장을 지낸 신언용 전 서울고검 검사도 최근 법무법인 케이씨엘의 고문변호사가 돼 서울 서초동의 분사무소를 관장하고 있다. 케이씨엘 관계자는 "서초동 분사무소에서 신 고문을 보좌할 소장 변호사를 조만간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씨엘은 또 김세권 전 서울고검장이 김학세 전 서울남부지원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에앞서 서울지검장 등을 역임한 김진환 전 검사장은 올초 법무법인 충정의 공동대표가 돼 서울 반포동에 있는 강남 분사무소를 지휘하고 있다. 서정신 전 서울고검장도 오래전부터 황주명 대표변호사와 함께 충정의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오세헌(좌),  최찬묵 변호사
최경원 전 법무부장관과 윤동민 전 검사장, 유국현 전 수원지검 차장 등이 있는 김&장 법률사무소는 얼마전 오세헌 전 서울지검 공안부장과 최찬묵 전 서울지검 총무부장을 영입해 관심을 모았다.

김&장엔 이들을 포함해 9명 정도의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유창종 전 서울지검장을 영입한 법무법인 세종엔 김경한 전 서울고검장이 공동대표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지낸 이종남 전 감사원장이 고문으로 있으며, 이외에 조춘, 윤연수 변호사등 8명의 검사 출신 변호사가 활약중이다.



이명재 전 검찰총장과 강원일 전 대검 중수부장, 김영철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에도 7~8명 정도의 검사출신 변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배명인 전 법무부장관은 일선에서 물러나 명예대표변호사로 있다.



법무법인 광장엔 한승헌 전 감사원장과 공영규 전 부산고검장 등 7~8명의 검찰 출신이 있다.

김병학 전 대전지검장과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로 유명한 차정일 고문이 있는 법무법인 화우엔 또 안재영 전 부산동부지청장, 이봉상 전 서울지검 검사등 모두 6명의 검찰 출신 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대전고검 검사장 등을 지낸 김진세 고문과 '대북송금의혹사건'의 특별검사보로 활약한 박광빈 변호사등 4명의 검찰 출신 변호사가 있다.

김 · 장 ·리 법률사무소엔 이건개 전 대전고검장과 부천지청장을 지낸 정동욱 변호사 등이 있다.

검찰서 익힌 노하우 로펌에 잘맞아

이처럼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로펌에 많이 몰리는 이유는 검찰의 대형 의혹사건 수사등이 이어지면서 기업인들이 관련된 형사 사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대검의 공적자금비리사건 수사로 몇몇 로펌이 상당한 재미를 보았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으며, 재판이 진행중인 대선자금의혹사건에서도 기업 또는 기업인들에 대한 변호는 대개 대형 로펌들이 맡아 처리하고 있다.

여기에다 오랫동안 검찰이란 큰 조직에서 일한 검찰 출신들의 노하우가 기업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로펌의 문화에도 잘 맞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로펌의 한 중견변호사는 "검찰 간부 출신들이 로펌의 대표변호사를 많이 맡고 있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라며 "검찰 출신의 로펌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