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양삼승 변호사의 장편소설 《다섯 판사 이야기》
[신간소개] 양삼승 변호사의 장편소설 《다섯 판사 이야기》
  • 기사출고 2021.12.1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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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들에게 가장 절실한 덕목은 용기"

법조 개혁론자 중 한 명인 양삼승 변호사가 최근 다섯 명의 판사를 주인공으로 한 그의 첫 번째 소설, 《다섯 판사 이야기》를 출간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저자 본인을 포함해 모두 실존인물로, 처음 세 판사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을 극적으로 구성한 실록소설이고, 네 번째 판사 이야기는 저자의 사(私)소설, 다섯 번째 판사 이야기의 절반 정도는 픽션이다.

◇다섯 판사 이야기
◇다섯 판사 이야기

첫 번째 주인공은 저자의 부친이자 1971년 군인의 희생으로 국고 손실을 막아야 한다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가 비자발적으로 퇴임한 양회경 대법원 판사다. 이어 1976년 고등학교 교사의 긴급조치 위반 무죄 판결을 내렸다가 좌천인사를 당하고 사임한 이영구 부장판사, 1980년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서 내란목적의 폭동이 아니라 단순 살인죄라고 소수의견을 밝혔다가 보안사 서빙고 분실에 끌려갔던 양병호 대법원 판사의 이야기를 그들의 이력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까지 포함해 극적으로 구성했다.

오랜 세월 판사로서 사법부에 몸담았던 저자는 비극적 사법 역사에 대한 반성을 담아 이 작품을 썼다고 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사법부 구성원인 판사들은 한마디로 나약한 지식인이었고, 생각만 있고 행동이 없었다. 연구만 있고 실천이 없었다. 지식만 있고 전략이 없었다. 소박한 현실에 안주하였고, 과감한 도전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에서도 용기를 꺾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었던 다섯 판사의 이야기를 통해 사법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는 "필요할 때 해야 할 말을 하는 것이 용기"라며 "우리나라의 판사들에게 가장 절실한 덕목도 용기"라고 주문했다.

저자는 작가의 변(辯)에서, "50년의 터울을 두고 태어난 다섯 세대의 판사를 통해서 우리나라 사법부 70년의 역사를 그려보려고 했다"며 "소설로 탈고한 이유는 논문에는 감동이 없지만 이야기에는 감동이 있고 내가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