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 로펌 경기, 지역따라 명암 엇갈려
2020년 세계 로펌 경기, 지역따라 명암 엇갈려
  • 기사출고 2021.09.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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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중국 걸출 …영국 로펌들 저조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으로 등장한 2020년 전 세계 로펌들의 경영실적은 해당 로펌이 어디에서 활동하느냐의 지역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에 위치한 로펌들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또는 코로나19 덕택에 매우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반면 전 세계에 걸쳐 보다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몇몇 로펌들은 뒤떨어지지 않고 따라가느라 힘을 들여야 했다. 예컨대 DLA Piper, Baker&McKenzie, Norton Rose Fulbright와 같은 거대 로펌들의 경우 2020년이 비참한 해는 아니었지만, 그들은 대부분 다른 로펌들의 매출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음에도 평년작에 만족해야 했다.

글로벌 100대 로펌들은 2020년에 매출이 평균 6.7% 올랐다. 2019년에 비해 2% 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이들 100대 로펌이 벌어들인 총 매출은 1,280억 달러에 이른다.

지분파트너들에게도 2020년은 양호한 해였다. 100대 로펌의 지분파트너 1명당 평균 수익(PEP)은 전년 대비 10.4% 오른 190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글로벌 200'으로 리스트를 확대하면 반드시 장미빛 결과만은 아니다. '글로벌 200'의 경우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지만, 이는 대부분 전년 대비 7.2% 늘어난 변호사 수 증가에 따른 것이다. 반면 '글로벌 100'은 지난해 변호사 수 증가가 4.6%에 그쳤다. 101~200대 로펌의 2020년 총 매출은 340억 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미국 로펌들은 글로벌 100대 로펌의 3/4이 넘고, 200대 로펌 중에서도 3/5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로펌들도 2020년에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변호사들과 함께 verein 구조의 Dentons와 King & Wood Mallesons를 포함해 11개의 중국 로펌이 '글로벌 200'에 이름을 올렸다. Dentons와 King & Wood Mallesons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가 가장 많아 verein 구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로펌으로 분류된다.

Dentons와 King & Wood Mallesons를 제외한 9개의 토종 로펌 중 6곳이 지난해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으며, Beijing Dhh Law Firm 등 4곳은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200'에 포함되었다. 9개 토종 로펌의 지난해 평균 매출 증가율은 13.9%. Yinke는 24.8%의 매출 도약에 힘입어 12단계를 뛰어오른 57위에 랭크되었다. Yinke의 2020년 매출은 952,029,000달러, 전체 변호사는 1만 626명, RPL은 9만 달러다.

아메리칸 로이어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로펌들의 성장은 중국이 코로나19에서 빠르게 회복되었기 때문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보다는 특히 소셜 미디어 분야 등에서의 규제 증가가 로펌들의 성공에 기여했으며, PE 투자와 제약 분야의 업무 증가와 같은 중국내 회사법 업무가 로펌들의 성장에 촉진제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인 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와 해외상장 등은 저조했다.

중국의 이처럼 가열된 법률시장은 Dentons와 King & Wood Mallesons이 다관할의 경쟁자들을 앞서나가는 데도 도움을 주어 4개 대륙에 3,500명이 넘는 변호사가 포진한 King & Wood Mallesons은 4.4%, 11,337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세계 최대 로펌인 Dentons는 지난해 11.8%의 매출 신장을 이룩했다.

DLA Piper도 미국 시장에선 2020년에 그 이전보다 더 강한 실적을 거두었으나, 세계 다른 지역의 저조한 성장을 상쇄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DLA Piper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0.7%에 불과하다.

Baker&McKenzie는 매출이 전년 대비 0.7% 하락하며 2019년의 4위에서 한 단계 내려간 전 세계 5위를 기록했으며, Norton Rose Fulbright도 매출이 1.4% 감소하며 18위(2019년은 17위)를 마크하는 데 그쳤다. 마찬가지로 verein 구조이나 전체 변호사가 1,452명에 불과한 Squire Oatten Boggs는 매출이 0.7% 증가해 1,042,000,000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매출 순위는 2019년의 46위에서 두 단계 내려간 48위. 

이들 verein 구조의 글로벌 로펌들에 대해, Jomati Consultants 대표인 Tony Williams는 "그들은 높은 수임료를 받을 수 있는 대형 M&A 거래에 자문하는 것을 놓쳤다"며 "더 광범위하게 흩어져 자문하면 할수록 변호사 1인당 매출, 지분파트너 1인당 수익은 더 낮아지게 된다(The wider you are spread, the lower your revenue per lawyer and, brutally, your profits per partner)"고 지적했다.   

영국은 '글로벌 200' 중 미국 다음으로 많은 26개 로펌을 배출했다. Clifford Chance가 유일하게 '톱 10'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9년의 8위에서 두 단계 떨어진 결과다. Linklaters는 3단계 떨어진 16위, Freshfields Bruckhaus Deringer는 1단계 내려간 17위를 차지했다. 2019년에 비해 순위를 유지한 매직 서클 펌(Magic Circle firms)은 Allen & Overy가 유일한 로펌으로, 변호사 2,503명의 Allen & Overy는 2020년 2,272,016,000달러의 매출을 달성, 2019년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12위를 마크했다. 이들 영국 로펌들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매출에 대해서는, 영국 로펌들은 회계년도가 4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건강한 실적을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고, 아울러 영국 경제가 코로나 봉쇄로부터 회복되는 데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PEP를 기준으로 보면 런던 로펌들의 수익성은 여전히 양호하다는 분석이 함께 나오고 있다. 매직 서클 중 한 곳인 Slaughter and May는 . 영국 로펌 중 가장 높은 PEP 290만 달러를 기록, 비록 2019년보다 3단계 내려가긴 했지만 글로벌 27위를 기록했다. Allen & Overy는 PEP가 3단계 상승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