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20 Lawyers of the Year] 국제중재 l 한상훈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20 Lawyers of the Year] 국제중재 l 한상훈 변호사
  • 기사출고 2021.01.1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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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 메이슨 · 게일 ISDS 정부 대리
오만 임의중재, 수백만$ 받고 합의 종결

법무법인 광장 국제중재팀에서 가장 활약이 큰 변호사 중 한 명인 한상훈 변호사는 2020년 한해 동안 바쁘게 뛰어다닌 사건으로 미국의 헤지펀드인 엘리엇과 같은 미국의 헤지펀드인 메이슨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중재(ISDS) 사건을 꼽았다. 청구액이 각각 8,700억원, 2,3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사건으로, 법무법인 광장이 두 사건에서 모두 한국 정부를 대리하는 가운데 한상훈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외국 펀드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역을 담당하고 있다. 청구인 측 주장의 핵심 내용은 국민연금 등의 찬성으로 2015년에 성사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한국 정부의 부당한 조치로 당시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 입장에서 주가하락 등 손해를 입었다는 것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 인물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이른바 '국정농단' 형사사건 등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한 변호사는 그러나 "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형사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1, 2심 등을 거치며 주요 부분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나온 만큼 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재판이 최종 확정되지 않더라도 중재판정이 내려질 수 있다"며 "여기에 맞춰 한국 정부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도록 방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훈 변호사
◇한상훈 변호사

한 변호사는 지난해 말 또 다른 사건의 정부 측 대리인으로 선임되어 뉴욕으로 날아갔다.

의향서에 20억$ 요구

미국의 부동산개발회사인 게일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6월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개발 중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최소 2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조 3,100억원)의 ISDS를 제기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 게일 측과 협상하기 위한 출장으로 의향서대로 중재가 제기될 경우 2012년 제기된 청구액 5조원대의 론스타 ISDS에 이은 두 번째로 큰 ISDS가 될 빅 케이스다. 한 변호사는 "ISDS 대응은 청구액이 워낙 커 개개 사건에서의 승소도 중요하지만, 특히 좋지않은 결과가 나올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에도 지장을 줄 수 있어 일반적인 중재사건보다 한층 신경을 써 대응해야 한다"며 "국익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정외과 출신으로, 2006년 제4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한상훈 변호사는 싱가포르국립대 International Arbitration Academy를 수료하고, 스탠포드 로스쿨 LLM을 거쳐 국제분쟁 사건에 강한 코브레앤김(Kobre & Kim) 뉴욕사무소에서 1년간 근무하는 등 국제중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한 변호사가 최근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중재 케이스론 한국기업이 설계와 시공을 맡아 오만에서 수행하던 하수처리 시설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발주자인 오만 국영기업과의 사이에 발생한 임의중재(Ad-hoc Arbitration) 사건이 먼저 소개된다. 발주자의 요청에 따른 수차례의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과 이에 따라 늘어난 간접비 청구, 발주자의 준공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등이 문제된 사안으로, 사건 초기 미국 로펌이 한국기업을 대리했으나, 1차 서면 제출 과정에서 미흡함이 드러나 법무법인 광장이 대리인으로 새로 선임된 후 전문가 증인과의 협업 등을 통해 기초 사실관계와 주요 쟁점에 대한 주장을 대폭 보완한 2차 서면을 제출, 승기를 잡았다고 한다. 한 변호사는 "2차 서면이 제출되자 발주자 측에서 곧바로 합의를 제안하였는데, 광장에선 여기서 그치지 않고 몇 달에 걸친 합의과정에서 여러 법률적 조언을 제공, 고객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의 합의를 이끌어내며 중재를 조기 종결했다"며 "상대방의 청구를 막아내고 오히려 한국기업의 반대청구를 인정받아 수백만 달러를 받아냈다"고 소개했다.

2차 서면 내자 상대방이 합의 제안

또 하나는 오스트리아의 유명 제강설비 설계 회사와 국내 생산업체간 컨소시엄 계약을 둘러싼 대한상사중재원(KCAB) 중재로, 한 변호사 팀은 오스트리아 업체를 대리해 지난해 수십억원을 받아내는 승소판정을 받았다.

이외에도 한 변호사는 다국적 원전 설비 설계 업체가 월성1호기에 원전 설비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하자와 관련하여 한국의 원전업체를 대리하여 KCAB 중재를 진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유동성 위기로 인한 홍콩에서의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 수천억원을 투자한 국내 대형 금융투자회사를 대리하여 중재 제기에 앞서 환매 중단에 대한 대응과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 박사과정에서 국제투자법을 연구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내년에 코로나19와 연관된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로 야기된 각종 해외건설 프로젝트에서의 공사 중단이나 공기 지연, 코로나19로 빚어진 국제상거래에서의 채무불이행 관련 분쟁 등을 특히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