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20 Lawyers of the Year] 부동산 l 이상민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20 Lawyers of the Year] 부동산 l 이상민 변호사
  • 기사출고 2021.01.0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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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공모리츠 상장 이끈 부동산 해결사
이면지 잘라 이마트 1조원 딜 성사 유명

김앤장에서 국내외 부동산의 매매와 개발, 투자와 관련해 자문하는 이상민 변호사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2020년 매우 바쁜 한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른바 '커피 한잔 값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표현으로 압축되는 공모리츠 상장이 이 변호사가 올해 활약한 대표적인 부동산 거래 중 하나로, 이 변호사는 다수의 변호사와 회계사, 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된 김앤장 리츠팀을 이끌며 올해 상장에 성공한 공모리츠 6개 중 절반에 해당하는 3개 리츠와 관련해 자문했다. 이들 3개 상장리츠의 공모금액을 모두 더하면 5,8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수많은 부동산 간접투자자의 돈을 끌어 모아 약 6,000억원의 부동산 투자를 성사시킨 셈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도 자문

◇이상민 변호사
◇이상민 변호사

이 변호사는 특히 직접 부동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투자 대상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상장리츠나 Pre-IPO라고 공모 전에 미리 일정한 분량의 주식을 기관투자자한테 인수시키는 거래 등 복잡하고 어려운 리츠 상장거래의 단골 해결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서울 중구에 있는 태평로빌딩에 투자한 이지스밸류리츠 상장이 대표적인 재간접형 상장리츠 사례로, 이 변호사는 이러한 구조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개정과 관련해서도 자문,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코로나 여파 등으로 상장된 리츠의 주가가 시장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2020년 하반기에 예정되었던 일부 리츠들의 상장이 무산되거나 2021년 이후로 연기되었다"며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부동산 직접투자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부동산 투자소득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공모리츠나 공모 부동산펀드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지난해 초까지 1년 6개월 넘게 자문했던, 홈플러스 매장 44개를 인수해 상장하는, 거래규모가 4조 3,000억원에 이르는 홈플러스리츠도 거의 상장 직전까지 추진되었다가 해외 쪽의 투자수요가 약해 중단된 사례로 남아 있다. 1조 5,000억원 정도를 해외시장에 조달하는 듀얼 트렌치로 추진되어 한층 주목을 끌었던 딜이다.

이 변호사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의 영향으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물류창고 거래에도 나서 지난 11월 계약 체결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본시장법상 부동산펀드를 통해 미국의 인디애나,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창고 3곳을 2,0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또 기관 투자자들의 최근 새로운 부동산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관련해서도, 한 자산운용사와 외국계 투자자를 대리하여 상암DMC 근처에 총 투자비 3,000억원이 들어가는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를 맡아 거래 구조의 검토와 토지 취득, 인허가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 물류센터 인수 성사시켜

이 변호사는 지난해 말 이마트를 대리해 이마트가 점포 13개를 매각한 후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1조원 규모의 세일앤리스백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마트의 재무 레버리지와 유동성을 강화한 의미 있는 딜인데, 매매계약서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계약조건 등에 관한 7개 항목에 대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않아 막판까지 애를 먹었다고 한다.

당시 에피소드 하나. 최종 협상을 위해 아침부터 점심도 거른 채 오후 늦게까지 협상을 진행하던 이 변호사는 마지막까지 당사자 사이에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가지고 있던 이면지를 반으로 잘라 이 변호사의 의뢰인과 상대방에게 주고 각자 생각하는 우선순위를 적은 다음 동시에 공개하고, 이를 기초로 다시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협상은 30분 만에 종료되었다. 상대방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우선순위를 확인한 양 당사자가 합의를 이루어 모두 만족스럽게 협상장을 나오게 된 것이다.

2006년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마치고 공군법무관을 거쳐 김앤장에 입사한 이 변호사는 "부동산 분야는 모든 걸 다 알아야 자문할 수 있는 최첨단의 분야"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을 예로 들면, ISMS 인증 등 인허가와 정보보호 규제와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따져보아야 하고, 이외에도 금융, 공정거래법, 회사법, 세법, 외환규제 등에 관한 내용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M&A보다 더 정교한 검토 필요"

"M&A는 투자 수익률에 미래의 워낙 많은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는 반면 실물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투자 이후의 현금흐름과 예상 수입 및 비용에 대해 상당한 수준에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보다 명확한 점이 있어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M&A에 비해 더 정교한 검토와 분석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부동산 자문의 고충이자 매력이죠."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