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20 Lawyers of the Year] Corporate and M&A l 문호준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20 Lawyers of the Year] Corporate and M&A l 문호준 변호사
  • 기사출고 2021.01.0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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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구조조정 초석 된 한진칼 유상증자 성공 보람"

약20년간 M&A 거래에 자문해 온 문호준 변호사에 따르면, 자문하는 딜이 성사가 많이 되는 해가 있고,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딜이 많은 해가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덮친 올해는 아무래도 후자에 가까운데, 문 변호사는 코로나 탓도 있지만, 딜 자체의 성격상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리걸타임즈 취재에 따르면, 문 변호사는 여러 의미 있는 딜을 수행하며 다른 어느 해 못지않게 바쁘게 2020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문호준 변호사
◇문호준 변호사

대한항공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내 알짜 사업부인 기내식 사업과 기내 면세품 판매사업을 매각하는 약 1조원 규모의 딜에서, 문 변호사는 매수인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대리해 8월 25일 계약 체결에 이어 12월 17일 클로징까지 거래를 총괄 지휘했다. 특히 이 딜은 대한항공내 사업부를 떼내어 매수하는 사업양수도로 진행되어 주식매매보다 훨씬 복잡하게 진행된게 다른 거래와 다른 점으로, 문 변호사는 사업양수도계약 자체보다도 기내식 공급계약, 기내 면세품 판매계약 등의 협의가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KAL 기내식 · 면세품 사업 매수 자문

실제로 광장의 수십 명의 변호사가 투입되어 관세청, 공항공사, 항공청 등과의 긴밀한 협의 아래 대한항공이 보유하던 보세구역이나 항공사업법에 특유한 여러 특허와 복잡한 인허가 등을 승계 받았으며, 변호사들이 거의 매일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오가고 김해공항에도 수차 출장을 갔다는 후문. 문 변호사는 "코로나가 해결되어 비행기를 타게 되면 승객들이 기내식을 즐기고 면세품을 사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관련 매뉴얼이 생생하게 떠오를 것 같다"며 "대한항공의 경우 안정적이고 품질 좋은 기내식 공급을 보장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반면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장기적 ·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등 양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딜이었다"고 소개했다.

기내식 사업 등의 인수가 거의 끝나갈 무렵, 문 변호사는 이번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에 직면한 항공업의 구조조정 딜을 맡게 되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이 제3자 배정의 형식으로 발행하는 신주 5,000억원어치와 대한항공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 3,00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딜에서 산업은행의 대리인으로 나선 것. 이어 한진칼은 이 거래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대한항공이 실시하는 2조 5,000억원 상당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2조 5,000억원 중 1조 5,000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하여 아시아나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거래까지 산은과 한진칼이 전체 거래 구조에 합의하여 진행된 딜로, 문 변호사는 "매주 말 동료변호사들과의 장시간 회의를 통해 산은의 한진칼 투자 이후의 거래들이 가능한 것인지, 이들 거래가 적법하고 확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이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해가며 딜을 진행했다"고 회고했다.

12월 1일 법원이 기각한 강성부펀드(KCGI) 등 3자연합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도 문 변호사 팀에서 이미 예상했던 일로, 문 변호사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제3자 배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판례가 있지만, 그것은 제3자 배정이 경영상 목적과 무관하게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 관한 것이므로 이번 거래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본건은 경영권 방어 목적이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항공업 구조조정을 위해 긴급히 진행될 필요가 있는 거래라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므로 가처분은 기각될 것으로 보고 거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기각 예상

문 변호사의 예상대로 가처분은 기각되었고, 다음 날인 12월 2일 5,000억원어치의 한진칼 보통주가 발행되어 아시아나 항공 인수로 이어질 한진칼의 유상증자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거래는 우리나라의 항공업 구조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첫 걸음에 해당하는 거래였다고 봐요. 앞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두 항공사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간 구조조정 등이 원만하게 진행되어 당초 기대한 대로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되길 바랍니다."

문 변호사는 이전에도 산업은행을 대리해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 매각, 금호타이어 매각 등 여러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문 변호사는 "내년에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나라 입장에서도 기획하는 딜이 대부분 성사되는 그런 해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