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vs 안방' 7조원 소송, 미래에셋 100% 승소
'미래에셋 vs 안방' 7조원 소송, 미래에셋 100% 승소
  • 기사출고 2020.12.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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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7천억 돌려주고, 소송비용도 물어주라"

미국내 고급호텔 15개를 7조원이 넘는 가격에 매수했으나 매매대상인 호텔들에 제3자가 소유권자임을 주장하는 수십개의 소송이 무더기로 제기된 사실이 밝혀져 계약이 해제되고 국제소송으로 진행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중국 다자보험(전 안방보험)간 소송에서 미래에셋이 100% 승소했다.

이 사건을 잘 아는 국내외  변호사들에 따르면, 이 소송을 담당한 델라웨어 형평법원의 J. Travis Laster 판사는 11월 30일 매매계약을 약속대로 이행해 매매대금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넘겨가라는 다자 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반대로 다자 측은 미래에셋이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한 계약금 약 7,000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다자 측의 청구는 모두 기각하고, 미래에셋의 반소를 받아들인 것이며, Laster 판사는 원고이자 반소의 피고인 다자 측에 미래에셋이 이 소송을 위해 지출한 변호사비용 등 소송비용도 모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Laster 판사는 미래에셋이 이 매매계약을 맺을 때 계약 대리인인 미국 로펌 그린버그 트라우리그(Greenberg Traurig)와 법무법인 율촌에 지급한 거래 관련 자문료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도 다자 측에 잘못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국 다자보험과의 미국내 15개 호텔 매매를 둘러싼 국제소송에서 완승을 거두었다. 사진은 미래에셋이 인수하려던 호텔 중 하나인 뉴욕의 JW Marriott Essex House. 사진=홈페이지 캡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국 다자보험과의 미국내 15개 호텔 매매를 둘러싼 국제소송에서 완승을 거두었다. 사진은 미래에셋이 인수하려던 호텔 중 하나인 뉴욕의 JW Marriott Essex House. 사진=홈페이지 캡처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안방이 소유한 미국내 호텔 15개를 총 58억 달러(약 7조 1,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 7,000억원을 지급했으나, 이후 매매대상인 호텔들에 대해 90개가 넘는 소유권 소송이 제기된 사실이 드러나 권원보험 확보 등에 실패하자 지난 5월 3일 매매계약을 해제했고, 이에 앞서 다자보험이 4월 27일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미래에셋을 상대로 계약이행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국제소송으로 비화됐다. 이에 미래에셋이 5월 20일 같은 법원에 계약금 7,000억원의 반환과 변호사 보수 및 소송비용 전액에 대한 상환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해 치열한 법정다툼을 벌였으나, 미래에셋의 완승으로 1심 재판이 마무리된 것이다.

특히 다자보험이 처음 소송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텔 등의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계약이행이 어려움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었으나, 미래에셋 측에서 호텔들에 소유권 소송이 무더기로 제기된 사실을 파악, 자칫 거액의 투자금을 날릴 뻔한 위험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사건으로 정리되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호텔들에 제기된 소송을 말끔히 해결해달라고 다자 측에 요구했으나 다자 측에선 오히려 피소 사실을 숨기며 코로나19 팬데믹에 계약 종결을 서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가액이 7조원에 이르는 이번 빅소송은 '국제분쟁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피터앤김이 미래에셋을 맡아 100% 완승을 거둔 것이어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김갑유 변호사가 이끄는 피터앤김은 지난 5월 초 미래에셋의 대리인으로 선임되어 곧바로 반소를 제기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까지 보유한 김갑유 변호사가 8월 하순 5일간 화상으로 진행된 변론절차에 직접 참여해 의견진술과 증인신문을 진행, 소송의 승기를 잡았다. 김갑유 변호사 팀에서 매매목적물에 제기된 수십개의 소유권 소송과 다자 측이 소유권 피소 사실을 숨긴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피터앤김과 함께 미국 로펌 퀸 엠마뉴엘(Quinn Emanuel)이 미래에셋의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했으며, 다자 측 대리인은 매매계약 때도 다자 측을 대리한 깁슨 던(Gibson Dunn & Crutcher)이다. 김앤장이 한국 대리인으로 다자를 지원했다.

김갑유 변호사와 함께 미래에셋 대리인단의 일원으로 이 소송에 깊이 관여한 피터앤김의 한민오 변호사는 "사필귀정"이라며 "특히 한국기업의 국부유출을 막아내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