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대법관 취임사 전문
이흥구 대법관 취임사 전문
  • 기사출고 2020.09.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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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법적 가치기준 제시하겠다"

이흥구 대법관이 9월 8일 취임, 6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취임식은 열지 않고, 취임사만 배포했다. 이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우리 사회에서 실현되어야 할 정의와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법적 가치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이흥구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대법관으로서 막중한 소임을 감당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먼저, 법관으로서 흔들림 없는 자세와 용기를 깨우쳐 주시고 사랑을 베풀어주신 선후배, 동료 법관들과 직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법관은 영예보다는 고뇌하고 헌신하는 자리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27년 전 초임법관으로서 가슴 떨렸던 순간을 떠올리며 제게 주어진 대법관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려고 합니다.

저는 6년의 임기 동안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보장이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임을 명심하면서 사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하는 데 온힘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실현되어야 할 정의와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충분한 토론을 거쳐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법적 가치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하겠습니다.

저는 인사 청문 과정에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그 해소방안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를 아프게 들었습니다.

사법부의 힘과 권위는 국민들의 신뢰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신의 원인을 겸허히 인정하고 빠른 시간 내에 하나하나 해소함으로써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재판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들이 언제든지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법부의 구성원들이 어떤 외부적 힘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철한 정의감과 용기를 가지고 있음을 판결을 통해서 국민들께 생생하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일이기에, 저는 사법부 구성원들의 사법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에 기꺼이 함께하겠습니다.

끝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사법부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시는 대법원장님과 대법관님들을 비롯한 법원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20. 9. 8.

대법관 이 흥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