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스페셜리포트] 21대 총선에 법조인 출신 46명 당선
[리걸타임즈 스페셜리포트] 21대 총선에 법조인 출신 46명 당선
  • 기사출고 2020.05.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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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출신 2명 포함 순수 변호사 출신 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 중인 가운데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모두 300명의 새로운 선량(選良)이 배출됐다. 6선의 고지에 오른 현역 의원부터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코로나 알리기' 활동을 해온 '코로나 의사', 탈북민 의원의 탄생까지 다양한 직업에서 국민의 대표가 선출된 이번 총선의 법조인 출신 당선자는 모두 46명. 20대 국회의 49명에 비해 3명 줄어들었으나 전체 국회의원의 15%를 유지하고 있다. 또 서울 강남구을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박진 당선자는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갖춘 유일한 당선자로 기록됐다. 법조인 출신 당선자들이 금배지를 거머쥔 격전의 현장을 다시 찾았다.

이수진 vs 나경원

더불어민주당의 이수진 후보와 미래통합당의 나경원 후보가 각각 출마해 '전직 여판사'간의 대결로 주목을 받은 서울 동작구을 선거구. 결과는 판사 시절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도 활동한 이수진 후보가 보수 진영 여성 정치인으로 선두의 위치에 있었던 4선의 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나 후보는 개표결과가 나온 다음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했고, 이 당선자는 블로그에서 "4선 의원의 관록과 경험을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나 의원님의 공약도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으며,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나 전 의원은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끝으로 2002년 변호사가 되어 일찌감치 정치에 뛰어들었다.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모두 46명의 법조인 출신 당선자가 나왔다. 법조3륜 중 판, 검사 경력이 없는 순수 변호사 출신 후보가 가장 많은 20명 당선되었으며, 로스쿨 출신 변호사 2명도 금배지를 달았다.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모두 46명의 법조인 출신 당선자가 나왔다. 법조3륜 중 판, 검사 경력이 없는 순수 변호사 출신 후보가 가장 많은 20명 당선되었으며, 로스쿨 출신 변호사 2명도 금배지를 달았다.

이번엔 전직 여검사끼리 맞붙은 경기 수원시을. 민주당 백혜련 후보가 통합당 정미경 후보를 누르고 2014년 제19대 국회의원 수원을 재보궐선거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고, 다시 한 번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한 조응천 전 검사와 강릉지청장, 원주지청장 등을 역임한 심장수 변호사가 각각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로 나서 경쟁을 벌인 경기 남양주시갑도 검사 출신 선후배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지역구다. 조응천 후보가 당선됐다.

김용민 vs 주광덕

'조국 대전'이란 수식어가 붙었던 경기 남양주시병에선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용민 변호사가 검사 출신의 현역 의원인 주광덕 통합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해 주 의원의 3선이 저지됐다. 주 후보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조 전 장관 딸의 입시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공세의 최전선에 있었던 의원 중 한 명이며, 민주당이 그를 겨낭해 투입한 김용민 변호사는 조 전 장관 재임 때 '제2기 법무 ·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했다.

또 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에서는 대구지검 부장검사 출신의 통합당 박형수 변호사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한 장윤석 전 의원, 민주당의 황재선 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 3명이 출마해 표 경쟁을 벌였으나, 득표율 55.8%를 기록한 박형수 후보가 여유 있게 금배지를 차지했다. 마찬가지로 법조인 출신 3명이 맞붙은 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에선 민주당 후보로 나선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검사 출신이자 민선 4, 5기 순천시장을 역임한 노관규 변호사와 통합당의 천하람 변호사를 제치고 당선됐다.

4년 전 통합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김부겸 후보가 다시 민주당 주자로 출마한 대구 수성구갑. 그러나 승리는 옆 지역구인 수성구을에서 옮겨온 판사 출신의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돌아갔고, 주 당선자는 5선 의원으로 올라섰다. 주 당선자는 영남대 법학과를 나와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판사 시절 상주지원장,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대구 수성구을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가 당선돼 법조인 출신 당선자를 추가했다. 야권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홍 당선자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4회 사시에 합격, 정치를 하기 전 검사로 활약했다.

판사 시절 법원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폭로했던 이탄희 변호사는 민주당 후보로 경기 용인시정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을 공개 비판하고, 전국법관회의 초대의장을 역임한 최기상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서울 금천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어 사법행정권 남용의 피해자로 알려진 이수진 당선자와 함께 향후 국회에서 사법 · 검찰개혁과 관련한 역할이 주목된다.

'여공 출신' 김미애 후보 '인간승리'

부산 해운대구을에선 여공 출신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29세 때 동아대 법대 야간에 입학하고 34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김미애 변호사가 통합당 후보로 당선되어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를 여의고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방직공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김 당선자는 부산지체장애인협회 자문변호사, 전국입양가족연대 · 고아권익연대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며 가난한 소년 · 여성 등의 변호를 포함해 국선변호만 760건 넘게 했다. 또 변호사가 된 후 2006년부터 공부를 시켜 준 모교 동아대에 매년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다시 여성 법조인 출신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서울 강동구갑.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진선미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이수희 변호사를 5920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21대 국회에 법조인 선량 46명이 진출했다. 민주당에서 29명, 통합당에서 11명의 당선자를 냈으며, 무소속은 2명, 4명은 비례대표 당선자다.
◇21대 국회에 법조인 선량 46명이 진출했다. 민주당에서 29명, 통합당에서 11명의 당선자를 냈으며, 무소속은 2명, 4명은 비례대표 당선자다.

현역 4선인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당선된 대전 유성구을도 변호사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지역구로, 충남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시 5회에 합격한 김소연 변호사가 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이상민 의원이 당선되어 5선의 길을 열었다. 또 대전 서구을에서는 정치를 하기 전 판사로 재직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대전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통합당의 양홍규 변호사를 물리치고 3선 의원이 되었다.

변시 출신 김소연, 이상민에 패배

경기 안양시동안구갑에선 민주당 소속 민병덕 변호사가 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서울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임호영 변호사와 맞붙었으나 민 변호사가 당선됐다. 변호사로 공익사건을 많이 담당한 박주민 의원이 당선된 서울 은평구갑도 4명의 후보 중 2명이 변호사로, 한웅 변호사가 민생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으나 3위에 그쳤다.

판, 검사 등의 경력이 없는 순수 변호사 출신이 법조3륜 중 가장 많은 20명의 당선자를 낸 가운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도 2명 당선되어 주목을 끌었다. 검사 출신은 15명, 판사 출신 법조인은 8명이다. 또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 2명, 경찰 출신 변호사 1명이 당선됐다.

한양대 법대를 거쳐 전남대 로스쿨을 1기로 졸업한 변시 1회 출신의 박상혁 변호사와 같은 전남대 로스쿨을 1기(변시 1회)로 졸업한 김남국 변호사가 로스쿨 출신으로 당선된 주인공들로, 박 변호사는 경기 김포시을에서, 김 변호사는 경기 안산시단원구을에서 각각 당선되어 여의도에 입성하게 됐다. 박 변호사는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김 변호사는 '조국 백서'의 저자 중 한 명으로 통합당의 3선 의원인 박순자 현 의원을 꺾었다.

비례대표에 4명 당선

정당별 분포를 보면, 지역구에서만 더불어민주당에서 29명의 당선자를 냈으며, 미래통합당 당선자는 11명, 2명은 무소속인 홍준표 당선자와 강원 강릉시에서 당선된 검사 출신의 전 법사위 위원장 권성동 후보다. 또 전주혜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양정숙 전 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 경찰 출신의 권은희 의원, 최강욱 전 청와대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순서대로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전주혜 변호사와 서울 도봉구을에서 당선된 오기형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근무한 로펌 출신 변호사로도 분류되며, 조응천 당선자와 경기 의왕시과천시에서 당선된 이소영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한 법조인 출신 46명의 당선자 중 여성은 9명.

이수진, 백혜련, 진선미, 전주혜, 양정숙, 권은희 당선자와 경기 고양시병에서 4선의 김영환 후보를 물리친 경제학 박사이기도 한 홍정민 변호사, 경기 안양시동안구을에서 이 지역구에서만 내리 당선된 5선의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을 꺾은 이재정 현 의원, 이번 총선에 기후 · 환경 · 에너지 전문가로 민주당에 영입되어 당선된 이소영 변호사가 21대 국회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여성 법조인 당선자들이다. 이소영 변호사는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저감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한 환경법과 에너지법 전문가다.

홍준표, 이상민, 송영길 5선 기록

율사 출신 의원들의 입법부 진출이 이어지며 다선의 중량급 의원들도 거듭 탄생하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19대 국회 법사위원장을 역임한 이상민 의원, 민선 5기 인천시장을 역임한 송영길 의원, 통합당 주호영 의원은 5선의 고지에 올랐으며, 이번에 경기 양주시, 서울 용산구, 울산 남구을에서 순서대로 당선된 정성호 의원과 권영세 전 주중대사,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강원 강릉시의 권성동 의원은 4선을 기록했다.

또 경남 김해시갑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민홍철 의원과 경기 안산시상록구갑의 전해철 의원, 부산 북구강서구을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의 김도읍 의원, 진선미, 박범계, 권은희 의원 등 6명은 3선에 성공, 21대 국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