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호사 57.46%, "공수처 설치 필요"
서울변호사 57.46%, "공수처 설치 필요"
  • 기사출고 2019.12.0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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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55%, "경찰의 1차적 수사종결권 반대"

국회의 패스트트랙 법안에 포함되어 정기국회에서의 본회의 통과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부패)수사처(공수처) 설치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서울지역의 변호사 57.46%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박종우)가 10월 4일부터 약 2주간 소속 개업회원 1만 6242명을 대상으로 검찰 개혁과 관련된 검 · 경 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설치 법률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1488명의 응답 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독립성 및 중립성 확보를 위해 공수처를 독립기구로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며(69.02%), 공수처가 공소권(공소 제기 및 유지)을 가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65.12%가 찬성했다.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77.15%의 응답자가 공감을 나타냈다.

◇공수처 설치에 관한 서울변호사회 설문조사 결과
◇공수처 설치에 관한 서울변호사회 설문조사 결과

검 · 경 수사권 조정에 관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과반을 조금 넘어(51.81%)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34.21%)에 비해 우세하였고, 수사권 조정의 일환으로 검사의 직접수사를 제한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55.04%)이 현행 유지 의견(44.96%)보다 높게 나왔으나,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과반을 차지하여(50.27%) 수사권 조정에는 찬성하더라도 수사지휘권의 폐지 자체는 반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경찰의 1차적 수사종결권과 관련해서는 경찰의 1차 수사 결과 불기소의견일 경우 해당 사건을 검찰에 불송치하는 내용에 대하여 반대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68.55%). 또 검사에게 송치요구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며(71.03%),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 장치로 보완수사요구권, 사건송치요구 및 경찰의 송치의무 등이 높은 비율로 선택되어 경찰의 1차적 수사에 대한 검찰의 최종적인 판단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을 강화한 개정안 내용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의견이 과반으로(55.04%), 반대의견(25.13%)보다 높게 나타나 인권신장 측면에서 자백 위주의 수사관행 개선 및 공판중심주의 구현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변호사회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검찰개혁, 검 · 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에 대해 찬성 의견이 다수였던 것은 변호사들이 수사권과 공소권이 검찰에 집중된 현행 체계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또한 변호사들은 검찰 개혁이라는 방향은 지지하되, 구체적인 개혁 방안에 있어서는 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수사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울변호사회는 "검찰개혁 법안의 입법과정에서 변호사단체에 대한 의견조회는 없었음은 물론 공청회 한 번 열리지 않아 수사과정 일선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법안의 의미는 물론 시행 이후의 여파 등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충분한 법률전문가 다수의 총체적 의견인 만큼, 국회 등 관계기관은 이에 대해 깊이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