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납세자가 과세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결과 국세청이 패소한 가액이 총 3조 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억원 이상의 고액소송에서 패소율이 증가하는 가운데,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패소율이 40%대를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처리된 조세행정소송 7982건 중 국세청이 전부 또는 일부 패소한 사건이 919건으로 패소율 11.5%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패소가액은 총 3조 5018억원에 달했으며, 2017년(1조 960억원)과 2018년(1조 624억원)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국세청은 올 상반기 패소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11.5%이며, 패소금액은 1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그러나 "문제는 소액사건(소가 2000만원 미만)에 비해 고액사건(100억원 이상)에서 국세청의 패소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이라며 "지난 5년간 소액사건의 패소율은 평균 4.6%에 불과했으나, 100억원 이상 고액사건의 패소율은 평균 38.3%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고액사건의 패소율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51.7%에서 2016년 31.5%로 낮아졌다가 2017년 35.1%, 2018년 40.5%, 2019년 상반기 42.9%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홍 의원은 "고액소송사건에서 패소율이 높은 이유는 결국 국세청의 전문성과 역량 부족으로 법령 해석, 사실판단 등에 있어서 법원과의 온도차를 좁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패소원인별 현황을 살펴보면, '법령해석에 관한 견해 차이(38.1%)'와 '사실판단에 관한 법원과 견해 차이(59.4%)'가 총 97.5%에 달했다. '추가제출증거에 의한 새로운 사실인정'은 2.4%에 불과했고, '행정처분의 명백한 잘못'이나 '소송수행의 잘못'으로 인한 경우는 없었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