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스페셜리포트] IBA 세션=Addressing bullying, sexual harassment and other barriers to diversity in the legal profession
[리걸타임즈 스페셜리포트] IBA 세션=Addressing bullying, sexual harassment and other barriers to diversity in the legal profession
  • 기사출고 2019.10.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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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마리 변호사 발표, "로펌 파트너 등 리더그룹에 여성 변호사 적어"

IBA는 올해 법조계에서의 직장내 괴롭힘(bullying)과 성희롱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으며, 135개국에서 7000명이 넘는 법조인들이 참여한 글로벌 설문조사에서는 높은 비율의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례가 보고되었다.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지 않거나 직장으로부터 충분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윤리적, 법적 근거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법조인들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법조 직역을 완전히 떠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세션의 전반부에선 IBA 설문조사 결과와 어떻게 효과적으로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대응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였으며, 후반부에서는 보다 넓은 의미에서 법조 직역에서의 다양성과 포용을 해하는 여러 가지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한국 여성 법조인 약 40%

후반부는 각 지역에서 직면하고 있는 다양성 추구의 어려움 및 차별로부터 논의가 시작되었다. 김앤장의 박마리 변호사는 "한국의 경우, 다양성이라는 의제가 주로 젠더 이슈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여성 법조인의 수가 적고 여성 법조인의 역사가 짧은데 기인한다"며 "이는 불교로부터 영향을 받은 한국의 전통과도 관련이 있는데 과거 아들을 선호하여 딸에게는 평등한 교육의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와 관련해서도 2000년 이후 여성 사법고시 합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여 현재는 로스쿨 등을 졸업하여 법조인이 되는 여성의 수가 40% 가까이 되고 있으나 여전히 로펌의 파트너 등 리더그룹에는 그 수가 적어 여성 변호사들의 능력을 키우고 경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challenge 중의 하나라는 것이 박 변호사의 의견으로, 그녀는 "이를 위해서는 직장 내에서뿐만 아니라 가정과 더 나아가 사회 전체적으로 문화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마리 변호사가 9월 23일 열린 'Addressing bullying, sexual harassment…'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IBA 비디오 화면 캡처)
◇박마리 변호사가 9월 23일 열린 'Addressing bullying, sexual harassment…'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IBA 비디오 화면 캡처)

박 변호사는 "이는 반드시 남성 · 여성의 젠더 이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우리 모두는 각자 다양한 가치관과 목표, 환경,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법조 직역 내에서도 다양한 career path · career model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콜롬비아 보고타의 Baker McKenzie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Claudia Ines Benavides Galvis 변호사는 "Baker McKenzie는 여성 인재를 양성하고 파트너로 성장시키기 한 글로벌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각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이를 감안하여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남미에서도 나라별로 상황이 다르나 일정 지역에서 성과가 있었던 정책을 다른 나라의 사무소에도 널리 알리고 적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PwC Network인 Eng and Co.의 매니징디렉터인 Rachel Eng은 "과거 Wong Partnership에서 근무하였는데, 싱가포르의 경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서구화되어 있어 여성의 법조인 비율이 상당히 높고 약 40%의 파트너 비율을 가지고 었다"며 "현재 신입 변호사들의 경우 50% 이상이 여성이고, 얼마 전 싱가포르의 대학에서는 합격자의 70%가 여성이어서 대학 측에서 남녀비율의 균형을 고민하기도 하였다"고 소개했다. Eng은 "싱가포르의 경우 성평등이 상당히 잘 이루어진 나라라고 볼 수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남성의 경우도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기를 원하는 등 최근 세대의 가치관 차이가 있어 여전히 로펌에서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Spoor & Fisher의 Tshepo Shabangu는 "아프리카의 경우 여성이라는 차별 이외에 흑인에 대한 차별이 있어 문제가 더 복잡하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펼쳤던 apartheid 정책을 전후로 태어난 세대간의 차이, 흑인과 백인, 여성과 남성 등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지만, 최근 들어 로펌의 고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팀을 구성하기를 요구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클리포드 챈스 런던의 Tiernan Brady는 "아일랜드와 호주에서 동성결혼 캠페인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느낀 바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포용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문화적 변화를 가져오는 일은 어떤 목표를 이루었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도 꾸준히 이에 대해 생각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리걸타임즈 특별취재반(desk@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