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강원랜드, 호텔봉사료 기간제 딜러만 안 준 것은 차별"
[노동] "강원랜드, 호텔봉사료 기간제 딜러만 안 준 것은 차별"
  • 기사출고 2019.10.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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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기간제 딜러만 배제 특별한 이유 찾기 어려워"

강원랜드가 정규직 딜러 등 전 직원에게 지급한 호텔봉사료를 기간제 딜러에게만 주지 않은 것은 차별 처우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9월 26일 강원랜드가 "기간제 딜러인 김 모씨 등 5명에게 특별상여금과 호텔봉사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을 차별적 처우로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노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16두47857)에서 "재심판정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호텔봉사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적 처우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법무법인 율촌이 강원랜드를 대리했다.

강원랜드에서 기간제 딜러로 근무한 김씨 등은 회사가 설 · 하계휴가 · 추석 · 연말에 지급하는 특별상여금과 호텔봉사료를 자신들과 같은 기간제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아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며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 강원지노위가 차별적 처우로 인정하고 김씨 등의 근무기간 동안 지급하지 않은 특별상여금과 호텔봉사료 상당액의 지급을 명한 데 이어 중노위도 같은 결론을 내리자 강원랜드가 소송을 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8조 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씨 등은 정규직 딜러와 마찬가지로 카지노 사업장에서 딜러 업무를 수행했는데, 정규직 딜러는 블랙잭(blackjack), 바카라(baccarat), 룰렛(roulette), 다이사이(tai-sai), 빅휠(big wheel), 캐리비언스터드포커(Carribean Stud Poker), 쓰리카드포커(three card poker), 카지노워(casino war) 등 8개 종목을 진행한 반면, 김씨 등은 그중 블랙잭, 바카라 등 2개 종목만 진행하여 김씨 등과 정규직 딜러 사이에 진행할 수 있는 종목의 수가 달랐으나, 블랙잭, 바카라가 전체 진행 게임 중 76.7%를 차지했다. 정규직 딜러와 기간제 딜러는 시간외 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등 법정수당은 동일하게 지급받았으나, 특별상여금과 호텔봉사료는 정규직 딜러에게만 지급되었다. 원고의 호텔에서 고객들에게 제공한 숙박, 식사 등의 서비스 대가의 10% 상당 금원을 고객들로부터 징수받아 이를 재원으로 기간제 딜러를 제외한 전 직원들에게 균등 지급한 호텔봉사료는 월 47,420원~185,640원으로 매월 일정하지 않았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가 "기간제 딜러인 김씨 등과 비교대상 근로자(원고 소속 근로자 중 사원 1호봉의 정규직 딜러)인 정규직 딜러 사이의 급여 수준이 결과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고용형태의 특성, 채용조건, 업무의 범위와 능력, 근속연수 등 임금과 근로조건의 결정요소의 차이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비교대상 근로자와 김씨 등 사이에 설 ·  하계휴가 · 추석 · 연말 특별상여금, 호텔봉사료 부분을 포함한 급여 수준에 차이를 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강원랜드의 손을 들어주자 중노위가 상고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원고는 원고의 호텔에서 발생하는 봉사료 명목의 금원 중 일부를 제외하고 남은 돈을 기간제 딜러를 제외한 직원들에게 지급하였고, 지급되는 호텔봉사료는 직원들의 호봉이나 경력과 무관하게 동일한 액수로 정해졌다"고 지적하고, "원고의 급여 관련 규정상 정규직 딜러의 임금체계에서 호텔봉사료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고가 소속 근로자들에게 호텔봉사료를 지급하면서 작성한 지급기안문에 따르면 호텔봉사료는 '전 직원'에게 균등 지급하도록 되어 있고 기간제근로자를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기간제 딜러와 정규직 딜러 사이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호텔봉사료의 성격, 지급근거와 대상 등에 비추어 보면, 호텔봉사료 지급에서 기간제 딜러만 배제해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김씨 등에게 호텔봉사료를 전혀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다만 "비교대상 근로자는 입사 이후 교육과 경험을 통하여 블랙잭, 바카라, 룰렛, 다이사이, 빅휠, 캐리비언스터드포커, 쓰리카드포커, 카지노워 등 8개 종목의 딜러로 배치되는 반면, 김씨 등은 블랙잭, 바카라 등 2개 종목에 한정하여 딜러로 배치되었고, 비교대상 근로자만 수행할 수 있는 특수한 업무가 있다는 점은 원고가 임금을 정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사정"이라며 "김씨 등이 지급받은 기본급여와 그에 대응하여 비교대상 근로자가 지급받은 기본급, 벽지수당, 고객서비스수당, 정기상여금, 특별상여금을 합한 금액에 차이를 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원고는 카지노영업직군에 속하는 정규직 딜러를 채용할 때에는 채용 전에 인턴이나 계약직 딜러로 일정 기간 근무하게 한 후 정규직 딜러로 전환하는 방식을 채택, 정규직 딜러로 전환된 직원은 전환 전에 1년 6개월 또는 2년간 계약직 딜러로 근무하였고, 정규직 딜러는 9주간의 교육을 받지만, 기간제 딜러는 외부 근무경력이 있는 경우 1주간, 외부 근무경력이 없는 경우 4주간의 교육을 받는다. 대법원은 이와 같이 사원 1호봉 정규직 딜러는 김씨 등 계약직 딜러보다 재직기간이 길 뿐만 아니라 업무에 대해 심층적인 교육을 받아 김씨 등에 비하여 업무숙련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았다.

2012. 8. 20.~2014. 3. 31 동안 강원랜드의 1호봉 정규직 딜러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기본급 18,380,841원, 벽지(문화)수당 1,938,710원, 고객서비스수당 5,816,130원, 정기상여금 12,492,000원, 특별상여금 15,006,000원, 호텔봉사료 1,742,300원 등 기본급여가 55,375,981원이나, 기간제 딜러는 외부 근무경력이 없는 경우 29,935,720원, 외부 근무경력이 1년 있는 경우 42,092,600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대법원은 이중 호텔봉사료 미지급이 차별이라고 본 것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