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이사는 정관 · 주총결의 없으면 퇴직금 중간정산 불가"
[상사] "이사는 정관 · 주총결의 없으면 퇴직금 중간정산 불가"
  • 기사출고 2019.07.09 09: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 "이사회 제정 규정만으로만 안 돼"

주식회사의 이사는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별도로 정하지 않은 이상 퇴직금을 중간정산해 수령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안 된다.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7월 4일 농산물 도매 및 수탁판매업체인 D사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지급받은 1억 3200여만원을 반환하라"며 전 대표이사 정 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17다17436)에서 이같이 판시, 정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1억 3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무법인 청률이 1심부터 상고심까지 D사를 대리했다. 정씨는 법무법인 국제가 대리했다.

D사의 이사회가 2010년 4월 '회사는 임원의 신청이 있으면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임원퇴직급여규정을 제정하자, 당시 대표이사로 근무하던 정씨는 1년 후인 2011년 4월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여 D사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금 명목으로 1억 32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정씨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자 D사가 2015년 "임원퇴직급여규정에 따라 중간정산을 한 것은 무효"라며 이를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D사의 발행 주식 3만 3000주(11%)를 보유하고 있는 정씨는 2008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5년간 D사의 대표이사를 포함해 2016년 3월 말까지 이사로 근무했으며, 2016년 5월 19일 다시 이사로 재취임했다.

대법원은 "이사의 퇴직금은 상법 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고,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받는 형식을 취하는 퇴직금 중간정산금도 퇴직금과 성격이 동일하다"고 전제하고, "다만 이사에 대한 퇴직금은 성격상 퇴직한 이사에 대해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므로, 이사가 재직하는 한 이사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할 여지가 없고 이사가 퇴직하는 때에 비로소 지급의무가 생긴다"고 밝혔다.

그런데 퇴직금 중간정산금은 지급시기가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는 정기적 보수 또는 퇴직금과 달리 권리자인 이사의 신청을 전제로 이사의 퇴직 전에 지급의무가 발생하게 되므로, 이사가 중간정산의 형태로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퇴직금의 지급시기와 지급방법에 관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따라서 정관 등에서 이사의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면서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만 정하고 있다면,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는 퇴직금 중간정산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따라서 "상법 388조의 규정 취지, 이사의 퇴직금 청구권의 성격과 그 발생 시기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이상, 이사의 퇴직금 중간정산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중간정산금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인용한 원심에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항소심 재판에서 "이사회에서 정한 임원퇴직급여규정은 정관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항소심을 맡은 부산고법 재판부는 "원고의 정관에서 이사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원고의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허용하기로 결의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임원퇴직급여규정의 중간정산 조항은 정관이나 주주총회로부터 위임받은 범위를 넘어 선 것에 해당하여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